이미지 확대보기기저귀 브랜드 ‘하기스’로 잘 알려진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해열진통제 ‘타이레놀’로 유명한 소비자 건강기업 켄뷰를 487억 달러(약 69조6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소비재 업계에서 체결된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기업 인수 열기를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FT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킴벌리클라크는 현금과 주식 혼합 방식으로 켄뷰를 인수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켄뷰는 지난 2023년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분사한 뒤 상장했지만 주가가 올해 들어 약 3분의 1 하락하는 등 부진을 겪어왔다.
◇ 하루 새 4건의 초대형 M&A…美 기업 인수전 ‘폭발’
FT는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형 인수 허용 기조와 금리 인하 기대, 완화된 무역 긴장 속에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 반응은 엇갈렸다. 킴벌리클라크 주가는 장 초반 13% 급락하며 거래 가치가 줄었고 반대로 켄뷰 주가는 17% 급등했다.
◇ 트럼프 발언 여파 속 ‘타이레놀 소송 리스크’ 남아
켄뷰는 최근 몇 달간 곤욕을 치렀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언급하면서 주가가 추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확증적 증거는 부족하다”고 해명했지만 켄뷰는 여전히 텍사스주 검찰로부터 ‘제품 안전성 허위광고’ 혐의로 소송을 당하고 있다.
투자은행 TD 코웬은 “이 소송 리스크가 인수 후 킴벌리클라크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수 킴벌리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의학·법률 전문가들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한 거래”라며 “이번 인수가 세대적 가치 창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켄뷰의 커크 페리 CEO도 “자사 제품의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 ‘수십 년 만의 초대형 인수’…합병 후 지분 구조는 54:46
켄뷰는 타이레놀 외에도 리스테린, 뉴트로지나, 존슨즈베이비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 조건에 따라 켄뷰 주주는 주당 3.50달러(약 5000원)의 현금과 킴벌리클라크 주식 0.14주를 받는다. 합병 후에는 킴벌리클라크 주주가 통합기업 지분의 약 54%, 켄뷰 주주가 46%를 보유하게 된다.
거래의 금융주관은 JP모건이 맡았으며 킴벌리클라크는 올해 자사 국제 화장지 사업부 분사를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로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다.
FT는 “활성화된 미국 인수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기업 정책과 낮은 금리 환경이 결합한 결과”라며 “2025년이 미국 M&A 시장의 ‘역대급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