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국방비 목표 GDP 5%로 상향…폴란드 4.12% 최고 지출
이라크, 28억 달러 한국산 천궁-Ⅱ 도입…2026년 실전배치
이라크, 28억 달러 한국산 천궁-Ⅱ 도입…2026년 실전배치
이미지 확대보기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올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크게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핵심 국방 지출 3.5%와 안보 관련 지출 1.5%로 나뉜다.
러시아 위협과 트럼프 압박이 배경
EU의 대규모 군사투자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 압박이 주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더 이상 미국만 믿을 수 없으며 자체 방위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올해 6월 NATO 정상회담에서 NATO 사무총장이 제안한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 5%로 올리는 계획이 승인됐다. 당시 스페인만 이 계획을 반대했다.
현재 GDP 대비 2% 국방비 지출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국가는 7개국이다. 크로아티아 1.81%, 포르투갈 1.55%, 이탈리아 1.49%, 벨기에 1.30%, 룩셈부르크 1.29%, 슬로베니아 1.29%, 스페인 1.28% 순이다.
반면 가장 높은 국방비를 쓰는 국가는 폴란드 4.12%, 에스토니아 3.43%, 라트비아 3.15% 순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러시아 또는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재정 규칙 예외 적용해 투자 유도
EU 집행위원회는 8000억 유로 규모의 추가 지출을 위해 안정성장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의 국가 면제 조항을 발동했다. 이에 EU 회원국들은 국방비 증액분이 예산 적자 계산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회원국들이 GDP 대비 1.5%씩 국방예산을 늘릴 경우 4년간 약 6500억 유로(약 1070조 원)의 재정 여력이 생긴다. EU는 또한 1500억 유로(약 240조 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인 '유럽안보행동(SAFE)'을 새로 만들었다. 이 자금은 자본시장에서 모아 수요에 맞춰 회원국에 나눠준다.
유럽투자은행(EIB) 그룹도 국방 및 안보 사업에 대한 대출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EIB는 2025년 금융 지원의 3.5%(약 35억 유로, 약 5조 7000억 원)를 국방 및 안보 사업에 배정할 계획이다.
예산보다 생산능력이 더 큰 문제
EU의 국방 투자는 절대 우선순위지만 많은 국제 분석가들은 EU의 주요 문제가 자금보다는 생산능력이 모자란 노후화된 군수산업이라고 지적한다.
EU는 최근 몇 해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렸다. 2024년 총 지출액은 3430억 유로(약 560조 원)에 이르렀으며 이 중 1060억 유로(약 174조 원)가 투자에 쓰였다. 이는 2023년보다 19%, 2021년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올해 회원국들의 총 국방비 지출은 약 3810억 유로(약 6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방위청(ED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2024년 국방비 지출은 중국보다 약 1.5배 많고 러시아 군사예산의 3배 이상이다. 다만 미국만 EU보다 높은 군사비를 쓰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유럽 공급업체에서 사들이는 국방 투자를 전체의 최소 55%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회원국들이 2027년 말까지 최소 40%의 국방 조달을 함께 사기로 추진 중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방공망 재편 본격화
EU만 러시아의 무력에 대비해 무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중동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31일 보도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전략 방공망과 관련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이란의 방공 능력을 크게 파괴한 이후 이라크와 이집트 등 다른 나라들은 신규 도입으로 방공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보복해 이라크와 시리아 영공을 지나 이란 목표물을 향해 공대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스탠드오프 탄약을 쏘았다. 이날 밤 공습으로 이란의 전략 S-300 방공 미사일 시스템 상당수가 무력화됐다. 테헤란은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펼치는 이스라엘 항공기를 요격하지 못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지난해 12월 무너졌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공습을 시작해 러시아산 시스템을 포함한 시리아의 남은 방공망과 군사 장비 대부분을 파괴했다.
올해 6월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 지도부와 핵 과학자, 미사일 핵 사업을 겨냥한 12일간의 전쟁을 시작했다. 6월 13일부터 25일까지 벌어진 이 전쟁에서 이란은 574발의 탄도미사일과 1000대 넘는 드론을 날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73발을 요격했으며 단 49발만이 이스라엘 인구밀집 지역과 기지, 기반시설에 피해를 입혔다.
이스라엘은 유인 항공기를 하나도 잃지 않았으며 이는 이란의 방공 능력 대부분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전쟁이 끝난 뒤 이란 관리들은 손상된 방공망을 빠르게 다시 갖췄다고 주장했으나 7월 중국산 지대공 미사일이 넘어왔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중국도 공식 부인했다.
이라크, 2026년 한국산 KM-SAM 도입
이런 가운데 이라크는 이스라엘이 다시 자국 영공을 써는 것을 막겠다고 맹세했다. 이라크 국방부는 지난 9월 한국산 중거리 KM-SAM 방공망을 오는 2026년 초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국방부 정보지도국장 타흐신 카파지 소장은 "국방부가 방공사령부 무장 부문에서 앞으로 나아간 단계에 도달했으며 한국 KM-SAM 시스템 계약이 맺어졌다"며 "이 시스템은 내년 초 이라크에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KM-SAM은 '천궁-Ⅱ'로도 알려져 있으며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도록 설계됐다. 이라크는 지난해 9월 한국 LIG넥스원과 28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카파지 소장은 "이 시스템은 현대이고 첨단 시스템 가운데 하나로 세계 최고 시스템에 견줄 만한 높은 능력을 갖춤고 있다"며 "이라크 방공 강화에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고 했다.
KM-SAM은 1991년 페르시아만 전쟁 뒤 상대로 약했던 이라크 방공망의 상당한 업그레이드를 뜻한다. 이라크는 현재 단거리 미국산 어벤저(Avenger)와 중거리 러시아산 판치르-S1 시스템으로 이뤄진 한정된 방공망을 갖고 있다.
다만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란 사이 전쟁이 터질 경우 바그다드가 실제로 KM-SAM을 써서 이스라엘 항공기를 격추하려 시도할지는 의심하는 모습이다.
트뤼키예, 시리아군 훈련 지원
트뤼키예는 시리아 육군 장교들에게 트뤼키예 제조 35mm 대공 시스템에 대한 훈련을 줬다. 트뤼키예 국방부는 지난 9월 가지안테프 제2군 부대 시찰에서 시리아 군인들이 트뤼키예 교관으로부터 현대화된 35mm 견인식 대공포 시스템에 대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방공 훈련은 올해 여름 합의된 더 큰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다. 트뤼키예는 특정 무기 시스템 이전과 물류 지원, 체계화된 교육 교류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키예는 지난 10월 말 양쪽 협정의 한 부분으로 시리아 육군 인력에 대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뤼키예 국방부 대변인 제키 악튀르크는 "트뤼키예와 시리아 국방 및 안보 능력 강화를 위한 긴밀한 협력 틀 안에서 49명의 시리아 생도(육군 10명, 해군 18명, 공군 21명)가 트뤼키예 군사학교에서 훈련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집트는 올해 중국에서 HQ-9B 미사일 시스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국산 전략 시스템은 카이로가 2010년대 러시아에서 S-300VM을 샀은 뒤 받아들인 가장 먼 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는 최근 사거리가 16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시스템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근처 시나이 반도에 배치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