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이번 주 계절적으로 연중 가장 저조한 9월을 마치고 10월로 접어든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 등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는 뜻밖에도 9월 한 달 성적이 좋았다.
9월 들어 인공지능(AI) 강세 속에 26일까지 나스닥 지수가 4.8% 뛰었고, S&P500과 다우 지수는 각각 2.8%, 1.5% 상승했다.
주가 지수 사상 최고 행진 속에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10월 전망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특히 오는 30일까지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미 연방정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다음달 1일부터 정부 기능이 거의 마비되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다음달 3일 발표될 미국의 9월 고용동향 역시 주식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어쩌면 미 정부가 셧다운하면 고용지표가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변동성 높은 10월
10월은 계절적으로 뉴욕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가장 높은 기간이다.
1987년에는 블랙먼데이, 1997년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있었고, 2008년에는 리먼브라더스가 9월에 파산하면서 세계금융위기가 촉발돼 10월 전세계 주식 시장에 충격을 줬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에 다우 지수는 하루 만에 23% 가까이 폭락했다.
셧다운
다음달 1일은 2026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날이지만 미 공화당 내 강경파,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 속에 예산안은커녕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방편인 임시예산안 통과도 막혔다.
의회는 현재 휴회중이며 29일에 다시 문을 연다.
하원은 공화당 주류가 가까스로 통과시킨 임시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라고 상원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상원은 하원에서 통과된 임시예산안을 19일 표결에서 부결시켰다.
이번 회계연도 마감 시한인 30일 자정까지 임시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미 정부 기능은 최소한을 제외하고 마비된다.
셧다운은 장기적으로는 주식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하지만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 금융 규제 기관이 최소한만 작동하고 고용지표 같은 핵심 지표들의 발표도 지연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 경제에 깜깜이가 된다. 지표 부재로 미 경제 상황을 짐작만 할 수 있다. 이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낳는다.
주식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국채 수익률이 뛸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셧다운이 돼도 실제 주식 시장이 충격을 받은 적은 많지 않다.
투자 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정도에서 그친 것이 일반적이다.
고용, 골디락스 절실
셧다운 고비를 넘기면 주식 시장 투자자들은 3일 발표될 미국의 9월 고용동향에 신경을 집중할 전망이다.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22일까지 사흘 내리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했던 터라 상황이 조금만 어긋나도 시장은 곤두박질 칠 수 있다.
현재 시장 전망대로라면 미 9월 고용동향은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부가 3일 미국의 9월 신규 취업자 수는 5만9000명, 실업률은 4.3%라고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일자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저점을 찍은 뒤로는 과열 양상을 빚었다. 구인난 속에 월간 신규 취업자 수가 15만~20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끝이 났다.
6월에는 신규 고용이 아예 마이너스(-)를 기록해 전월비 1만3000명 감소했다.
7월에는 7만3000명, 8월에는 2만2000명 증가했다.
시장의 9월 전망치 5만9000명은 6~8월 흐름을 압도할 만한 좋은 성적이다.
이는 미 경제가 침체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17일 기자회견 내용을 뒷받침하는 한편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신중론에도 힘을 보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준은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두차례 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모두 0.5%포인트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 도표를 발표했고, 시장도 같은 전망이지만 노동시장의 회복탄력성이 강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런 예상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선행(포워드) 주가수익배율(PER)이 이전 평균을 크게 웃도는 22.5배에 이를 정도로 고평가된 터라 한 번 삐끗하면 주식 시장이 나락으로 갈 수도 있다. 5년 평균 PER은 19.9배, 10년 평균 PER은 18.6배에 그치고 있다.
한편 이번주에는 미 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발표된다. 9월 제조업 PMI가 1일, 가장 중요한 서비스업 PMI는 3일에 공개된다. 서비스업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