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습에 국제유가 상승…브렌트유·WTI, 주간 5% 내외 올라

26일(현지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70.13달러로 71센트(1.02%)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배럴당 65.72달러로 74센트(1.14%) 상승했다.
브렌트유가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약 5% 가까이 상승했고, WTI는 5.5% 올랐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에 “시장 관심은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에 집중돼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점점 누적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 디젤 수출을 올해 말까지 부분적으로 금지하고, 기존의 휘발유 수출 금지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정제 능력 감소로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등급 연료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對)러시아 압박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러시아산 수입 축소를 압박하고 있다”며 “인도와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일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NZ의 다니엘 하인즈 애널리스트는 “나토가 회원국 영공 침범에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전쟁 긴장이 고조됐다”며 “러시아 석유 산업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점도 단기적인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며 원자재 가격 전반에 상승 요인으로 가세했다. 전날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율 기준 3.8%로 상향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킬더프 파트너는 “러시아의 대중·대인도 공급이 줄어든다면 이들 국가가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 지표가 양호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은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로 연준이 지난주 25bp 인하 이후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왔다.
또한 이라크 자치 지역인 쿠르드 자치정부가 27일부터 원유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힌 점도 유가 반등을 제한할 요인이다. 쿠르드 자치 정부는 원유를 튀르키예 제이한 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통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초기에는 하루 23만 배럴이 국제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며, 장차 하루 최대 50만 배럴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8월 초 이후 이어진 좁은 변동성 구간을 벗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리포 대표는 “시장 참가자들은 쿠르드 원유 생산이 공급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