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고대역폭메모리 수요 급증에 주가 강세 유지

AI 반도체 수요 이어져 HBM3e 주문 늘어
미즈호증권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울트라’에 들어가는 HBM3e(12단 D램 적층형)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3e는 기존 제품보다 대역폭과 처리 성능이 강화돼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적합한 메모리다. 보고서는 마이크론이 시제품으로 제공 중인 HBM4(12단 적층) 역시 엔비디아 차세대 랙 서버 ‘루빈’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BM4 가격에는 약 3%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며, 서버 출시에 맞춰 추가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HBM 시장 2025년 410억 달러로 성장 전망
도이체방크는 HBM 시장 매출이 2025 회계연도 말 410억 달러(약 56조6400억 원)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마이크론은 23%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두 곳만 HBM4 생산 자격을 획득했으며, 삼성전자는 발열 문제로 아직 자격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은 2027 회계연도 말에 마이크론의 HBM 매출이 200억 달러(약 27조 6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 주가 잇따라 상향…영업이익률 50% 기대
미즈호증권은 마이크론 목표 주가를 기존 155달러(약 21만4000원)에서 182달러(약 25만1000원)로 높이며 ‘시장 기대 이상’ 의견을 유지했고, 도이체방크도 목표를 155달러에서 175달러(약 24만1000원)로 상향하며 ‘매수 추천’을 이어갔다. 두 기관 모두 D램 공급이 타이트해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 중이고, 조정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직전 분기 조정 영업이익률로 39%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AI 애플리케이션 확대가 HBM 수요를 장기간 받쳐줄 것”이라면서도 “다만 2026년 공급 상황과 고객사 제품 출시 일정이 변수로 남아 있어 실적 발표 시 가이던스 공개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NAND·D램 가격 회복 기대…수익성 개선 전망
도이체방크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담당 연구원은 공급 조절이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내년까지 D램 가격이 20~30% 오르고, 낸드 가격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마이크론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조정 총이익률이 50%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 경영진도 최근 실적 발표 때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AI 수요 확대와 HBM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 실적 호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26년 공급 확대와 고객 제품 출시 일정이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다음 분기 가이던스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반에서는 “내년부터 차세대 서버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HBM 실적 기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론 주가가 이번 상승 기록을 넘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지 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