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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9월 '코스피 랠리' 주도...이달 6조원 이상 '폭풍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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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그래프=글로벌이코노믹
9월 들어 코스피가 강세는 외국인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3186.01포인트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불과 보름 만에 3440선 까지 뛰어올라 이달에만 8% 넘게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이면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가 자리 잡고 있다.

17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16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6조 7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기관투자자 역시 2조 원대의 순매수로 힘을 보탰지만, 개인투자자는 9조 원에 가까운 물량을 내던졌다. 결과적으로 '개미'가 팔고 외국인이 사들이는 전형적인 수급 구도가 형성됐고,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가 코스피 랠리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 반도체에 쏠린 외국인 자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쌍끌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가 중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2조 7511억 원), 2위는 SK하이닉스(2조 5682억 원)로 집계됐다. 두 종목만 합쳐도 5조 3000억 원이 넘는 매수세가 집중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선 이후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최근 11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 지분율이 1년 새 2.56%포인트 증가한 56.25%까지 올라갔다.

이 같은 집중 매수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 전망과 맞물린다. 미국 오라클, 테슬라,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이 호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외국인 자금은 곧장 한국 대표 반도체주로 몰려들었다.

▲ 방산·조선·자동차까지 확산되는 외국인 매수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59억 원), 두산에너빌리티(3042억 원), 현대로템(2,957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정부 정책 수혜와 글로벌 경기 회복 모멘텀을 동시에 갖춘 업종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는 방산과 원전이라는 국가 전략산업에 속해 있어 외국인의 관심이 뜨겁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맞물리며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선업 대표주인 삼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역시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조선·해운 시황 회복과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주도 외국인의 매수 대상으로 떠올랐다.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 순매도 상위 종목은 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주
반면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도 있다. 카카오는 1707억 원, 네이버는 1400억 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플랫폼 규제 강화, 광고 경기 둔화,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맞물리며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부 2차전지 관련주에서도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나타나며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단기 과열 우려와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정책 신뢰 회복도 매수세의 촉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 확대 배경으로 △정부 정책 신뢰 회복 △미국 금리 인하 기대 △글로벌 반도체 호황 등을 꼽는다. 특히 정부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발표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자본시장 안정 의지를 확인한 외국인이 정책 불확실성 해소를 계기로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가 이달 들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결합되면서 상승 관성이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대부분이 반도체"라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전망이 투자심리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주도 장세' 당분간 이어질 듯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주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 연준의 금리 정책 완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가 맞물려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체질적 개선 없이 외국인 자금 유입만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도 필요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꺾일 경우, 개인투자자의 순매도와 맞물려 조정 양상으로 이어질 지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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