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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중국 전기차, 태국·브라질 점유율 80% 이상 돌파…네팔서는 75% 기록

저가 전략으로 신흥시장 석권, 2030년 석유 수요 정점 전망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앞세워 네팔 등 신흥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석유 수요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앞세워 네팔 등 신흥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석유 수요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지=GPT4o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앞세워 네팔 등 신흥시장에서 압도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석유 수요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달 15일 보도에서 "작은 시장인 네팔의 변화가 앞으로 석유 수입국들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네팔은 지난 회계연도(올해 7월 마감)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75%를 차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는 부유한 산유국 노르웨이 수준에 맞먹는 수치다. 갤런당 4달러 50센트(6200)에 이르는 높은 연료비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 5737달러(790만 원)라는 여건에서 전기차가 돈을 아끼는 방법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작은 시장의 큰 변화…네팔서 중국차 '눈에 띄게 늘어'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에너지환경시스템분석센터 벤 카힐 연구센터장은 2011년부터 네팔을 거의 해마다 찾았다. 그는 올해 7월 카트만두를 찾았을 때 "타타, 현대, 기아 차량들을 여전히 볼 수 있었지만 BYD, 디팰, MG, 오모다, 동펑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이들을 훨씬 압도했다"고 전했다.

네팔의 빠른 전기차 받아들이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수입 연료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차량 배터리 충전이 주유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또한 전력 생산 확대로 전기 공급 접근성과 안정성이 나아졌고, 정부가 휘발유나 경유 차량에 더 높은 관세와 소비세를 매겨 전기차 판매를 돕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신흥시장 국가들의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태국과 아르헨티나가 90% 이상, 이집트와 브라질이 80% 이상을 기록했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도 70%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업체들의 세계 가격 경쟁력…브라질서 28천 달러


중국 기업들은 세로로 하나가 된 공급망과 효율성 집중으로 차량 비용을 크게 줄였다. 전기차 제조 과잉 생산능력 때문인 중국 내 가격 경쟁은 제조업체들이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수출시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도록 했다.

실제로 BYD는 세계 6위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가장 저렴한 차량을 약 28000달러(3800만 원)에 팔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토-1 모델을 12000달러(1650만 원) 미만에 팔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중국 전기차가 차량 내 기술도 앞서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중국 차량은 강한 자동차 산업이 없는 나라들, 즉 대부분 나라에서 전체 전기차 판매를 압도한다. 베트남처럼 상당한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가 있는 시장에서도 기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더 저렴한 중국 생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세계 퍼지는 모습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20244137000대를 팔아 전년보다 43.4% 늘었다. 특히 해외 수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BYD2024년 수출량은 4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도 전기차 수출을 적극 돕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상무부 등 9개 부처는 '전기차 무역 협력과 발전을 위한 의견'을 발표해 수출 관련 절차 최소화, 해운과 철도 운송 지원, 위안화 결제 등 18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석유 수요 구조 변화 빨라져…2030년 정점 전망도


이런 변화는 세계 석유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최대 정유업체인 국영 시노펙은 중국의 석유 소비가 2027년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됐다. 이는 지난 20년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이끌었던 중국의 역할 변화를 뜻한다.

한편 미국 내 전기차 전망은 오히려 악화했다. 블룸버그NEF 연구진은 최근 미국 전기차 채택 중기 전망을 크게 낮췄다. 의회가 바이든 시대 세금 혜택을 끝내고 연방 규제기관들이 연비 기준을 완화할 계획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석유 수요가 2030년 하루 1600만 배럴로 정점을 기록한 뒤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과 내연기관 차량의 연비 개선, 구조적 경제 변화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석oil수출국기구(OPEC)는 신흥국에서의 계속되는 석유 수요 증가를 근거로 2050년까지 수요가 하루 12300만 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성장이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석유 수입국들이 비싼 중국산 전기차보다 경제에 맞는 대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카힐 센터장은 "멀리 보아 개발도상국들이 미국처럼 내연기관차에 의존하는 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네팔 도로에서 본 것은 미래의 한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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