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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억만장자 1135명, 총자산 5.7조 달러…금융·상속 부호가 주류

상위 3인방이 1조 달러 차지…부의 편중 심화
실리콘밸리 아닌 소도시서도 부상…기부로 사회적 영향력 확대
2024년 기준 미국의 억만장자는 1135명으로 총자산은 5조 7000억 달러에 달했다. 실리콘밸리 기술 부호 외에 금융·상속형 부호가 다수를 차지하며 상위 3명이 자산 1조 달러를 보유하는 등 부의 편중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기준 미국의 억만장자는 1135명으로 총자산은 5조 7000억 달러에 달했다. 실리콘밸리 기술 부호 외에 금융·상속형 부호가 다수를 차지하며 상위 3명이 자산 1조 달러를 보유하는 등 부의 편중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억만장자'하면 흔히 제프 베이조스나 빌 게이츠 같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채 미국 전역에 숨어있는 부호들이 훨씬 더 많고 그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가 아닌 작은 마을에서 전통 산업을 일구거나 막대한 부를 상속받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를 쌓았다.
3일(현지시각) 자산 정보 분석 기업 알트라타(Altra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억만장자는 총 1135명으로, 2020년 927명에서 200명 이상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순자산을 모두 합한 규모는 약 5조7000억 달러(약 7940조 원)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한다. 이들의 부를 이용하면 65세 이상 미국 운전자 모두에게 코르벳 스포츠카를 사주고, 하버드대 학생 100만 명의 4년 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며, 시카고의 모든 주택을 매입하고도 남는다.

이들 억만장자 중 전체의 22%에 해당하는 255명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됐지만, 미시시피주 리지랜드나 위스콘신주 와우나키 같은 소도시에서도 성공한 사업가들이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억만장자가 부동산을 소유한 가장 작은 마을은 인구 172명의 몬태나주 위니프레드였다.

억만장자 명단에는 월마트 창업주 가문인 월튼가(家)나 하얏트 호텔의 프리츠커 가문처럼 이름난 부호 가문도 있지만, 지붕 자재 유통업체 'ABC 서플라이'의 다이앤 헨드릭스 공동 창업주나 '러셀 스토버 초콜릿'의 상속자들처럼 대중에게는 생소한 인물도 많다. 시장 상황과 비상장 기업 가치 변동에 따라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셀레나 고메즈,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등 유명인사들이 명단에 오르내리는 등 억만장자의 경계는 유동적이다.

◇ 부의 원천, 기술 신화보다 금융과 상속


부를 분석해보면 극심한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상위 100명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약 3조8600억 달러(약 5376조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약 4230억 달러), 제프 베이조스(약 2830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약 2600억 달러) 단 세 사람의 재산만 합쳐도 1조 달러(약 1392조 원)에 육박한다.

부의 원천 역시 일반적인 통념과 다른 양상이 드러났다.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기술 분야 출신 억만장자는 약 110명인 데 비해, 은행 및 금융업에서 부를 일군 사람은 약 300명으로 세 배 가까이 많았다. 부동산 부호도 75명에 이르렀다.

자수성가형보다 상속형 부자의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억만장자의 3분의 1은 재산의 상당 부분 또는 전부를 물려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월튼 가문(8명, 4290억 달러), 코크 가문(11명, 1800억 달러), 마스 가문(7명, 1330억 달러) 등 5개 주요 가문의 상속자 50여 명이 보유한 자산만 총 8300억 달러(약 1156조 원)를 웃돌았다.

최고령 억만장자는 오는 9월 104세가 되는 보험사 '머큐리 제너럴'의 조지 조셉 창업주이며, 자수성가한 최고 여성 부자는 다이앤 헨드릭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0세 미만 억만장자 중에는 '코크 인더스트리'의 메리 줄리아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 주니어 상속자가 이름을 올렸다.

◇ 기부로 쏠리는 영향력…사회 환원도 '선택과 집중'


이들의 사회 환원 활동, 즉 기부 역시 특정 분야에 쏠렸다. 알트라타에 따르면 억만장자들은 2015년 이후 약 1850억 달러(약 257조 원)를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했다. 이 중 교육과 의료 연구 분야에 지난 10년간 900억 달러(약 125조 원)가 몰렸다. 거액의 기부금은 이들이 대학 내 표현의 자유나 반유대주의 논쟁 등 민감한 사회적 현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이 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존스 홉킨스 대학에 50억 달러(약 6조9640억 원) 이상을 쾌척하는 등 통 큰 기부가 있는 반면, 전체 억만장자의 4분의 1 이상은 지난 10년간 알려진 기부액이 100만 달러(약 13억9280만 원) 미만으로 사회 환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이 보고서는 알트라타가 상장 및 비상장 기업, 투자 가능 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자산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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