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23달러에 보통주 취득, 정부 지분 매입 논의와 동시 진행
트럼프-탄 CEO 갈등 속 인텔 구조조정 가속화
트럼프-탄 CEO 갈등 속 인텔 구조조정 가속화

계약에 따라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달러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두 회사가 밝혔다. 이는 인텔이 최근 주가 부진과 사업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온 대규모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 발표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때를 같이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18일 미국 정부가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의 지분 매입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인텔 CEO 립부 탄의 사임을 촉구한 이후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 CEO가 중국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과의 관계에 대한 트럼프의 사임 요구로 촉발된 탄 CEO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회담 이후 인텔 지분 매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는 인텔의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지면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인텔은 올해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여전히 경쟁력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AI 붐을 타고 급성장하는 동안 인텔은 전통적인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우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적인 투자 회사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ARM, 우버, 위워크 등 다양한 기술 기업에 투자해왔다.
이번 인텔 투자는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업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시대에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인텔의 회복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의 잠재적 지분 매입과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텔은 상당한 자금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회사가 AI 칩 개발과 제조 역량 강화에 필요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텔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엔비디아가 구축한 AI 생태계를 따라잡고, 동시에 전통적인 PC와 서버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인텔에게는 단기적 숨통을 트여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시장 전략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텔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으며, 소프트뱅크는 보도자료에 포함된 내용 외에 더 자세한 내용을 추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일정에 대해 추가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