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싱가포르서 판매 1위 등극…태국 등 아세안 국가서도 점유율 확대
"가격 전쟁, 누구에게도 이득 안 돼" 경고…지속 가능성·애프터 서비스 '우려'
"가격 전쟁, 누구에게도 이득 안 돼" 경고…지속 가능성·애프터 서비스 '우려'

말레이시아의 빈센트 호는 최근 '과시'를 위해 비야디의 아토 3(Atto 3)를 27%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며 중국 EV의 매력에 빠진 동남아 소비자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남아시아 E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은 이 지역 전체 EV 판매의 57%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약 18개 중국 OEM이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데, 비야디·체리(Chery)·GAC·SAIC·우링(Wuling)·창안(Changan)·만리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비야디가 2025년 상반기 토요타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공격적인 가격 책정 전략과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말레이시아 전기차협회 데니스 추아 회장은 "가격 전쟁은 제조업체·구매자·재판매업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부 EV 제조사의 경우 5년 후에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회사가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과 과잉 생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태국 램차방 항구와 그 주변은 중국 전기차의 주요 보관 허브가 되었으며, 중국 제조업체들은 해외 수요를 목표로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와 가격 조정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혼다와 스즈키는 태국 내 생산을 축소하거나 공장을 폐쇄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매쿼리캐피털의 유진 샤오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리점·서비스·자금조달 분야에서 중국 경쟁업체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핵심 이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전기차 시장 보급률이 낮아 충전 인프라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2030년까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2024년 129개 EV 브랜드 중 15개만이 재정적으로 생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업계 통합을 전망했다.
실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네타(Neta)는 태국 내 쇼룸과 서비스센터를 축소하며 수리와 부품 대기시간 문제로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
말레이시아의 빈센트 호 같은 소비자들은 "나중에 손해를 보더라도 과시하기 위해 트렌드를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며 현재의 파격적인 가격과 기능에 매료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인 이득이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