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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동맹국에도 관세폭탄”…GM 관세 피해 절반, 한국 생산라인서 발생

지난 2018년 3월 29일(현지시각) 인천에 있는 GM코리아 부평공장에서 차량이 조립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3월 29일(현지시각) 인천에 있는 GM코리아 부평공장에서 차량이 조립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수입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로 인해 미국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GM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의 절반가량이 한국의 생산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18일(이하 현지시각) 이 문제를 두고 “동맹국과의 무역에도 세금을 매기는 전략적 실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관세 부담의 50%는 ‘한국발’…GM 수익성에 직격탄


GM은 2025년 2분기에만 관세로 인해 약 11억 달러(약 1조4600억 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과 부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힐에 따르면 연간으로 따지면 40억~50억 달러(약 5조3100억~6조64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GM의 연평균 순이익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GM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 공장에서 미국으로 완성차 및 부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에 부과된 관세는 GM 본사 차원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어드밴싱 아메리칸 프리덤의 조엘 그리피스 선임연구원은 더힐에 낸 기고문에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으로부터의 수입에 과세하는 것은 경제 전략이라기보다 지정학적 근시안”이라고 지적했다.

GM은 비용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확대, 공급망 재편, 원가 절감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같은 대응이 오히려 생산 효율성과 기술 혁신 여력을 갉아먹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른 원산지 규정을 맞추기 위해 생산거점을 옮기는 과정에서도 한국 생산시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 “한국 때리기”로 자유무역 동맹 흔들…中에 빈틈 내줄 수도


더힐에 따르면 GM뿐 아니라 다양한 미국 기업들이 자국과 우호 관계에 있는 동맹국과의 무역에서도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자유무역 질서와 동맹 간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오랜 안보 및 경제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그리피스 선임연구원은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동맹과 연대할 기회를 관세로 날려버리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을 중국의 경제권 쪽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 관세는 소비자·근로자·투자자 모두에 ‘악영향’

한편, GM은 관세 부담으로 이익률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 감소와 임금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GM의 영업이익률은 9%에서 6.1%로 떨어졌고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6.1%, 전년 동기 대비 40.7% 급감했다. GM의 주가는 2021년 고점보다 13% 낮은 수준에서 정체돼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도 2012년 수준인 6.83에 머물러 있다.

제조업 일자리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만4000개 줄었고 6월 실질 평균 주간소득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보호무역이 오히려 근로자의 임금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피스 연구원은 “GM의 실적은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경제에 대한 경고”라며 “보호무역이 가져오는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게 모든 곳에 스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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