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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등 美 전기차 업체들, 트럼프발 배출권 시장 폐지로 대규모 수익 타격

테슬라 모델S 플래드(왼쪽)과 루시드 에어. 사진=모터트렌드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S 플래드(왼쪽)과 루시드 에어. 사진=모터트렌드

테슬라와 리비안 등 미국의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수익을 잃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 법안의 시행으로 배출권 시장을 공식적으로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수년간 전기차 업체들의 수익원이던 규제 크레딧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배출권 거래 중단…테슬라·리비안 직격탄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통과시킨 ‘빅 뷰티풀 빌’은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연방 세액공제를 다음달 30일부로 폐지하고 평균연비기준(CAFE)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벌금 부과와 배출권 구매 의무도 없애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에 따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부터 연비 위반 제조사에 발급해온 ‘준수 확인서’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그 결과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전용 제조사들이 여유분을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배출권 시장이 사실상 붕괴됐다.

리비안의 크리스토퍼 네버스 공공정책 담당 이사는 미 연방항소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NHTSA가 확인서 발급을 중단하면서 올해 약 1억 달러(약 1370억 원)의 수익 손실을 보게 됐다”며 “배출권 거래 계약을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리비안은 올해 배출권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테슬라, 규제 크레딧 수익 ‘절반 이상’ 타격 예상


이 같은 조치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체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최근 4개 분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해 약 25억 달러(약 3조42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업계는 테슬라가 사실상 ‘배출권 시장 최대 수혜자’였던 만큼 향후 수익 구조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일렉트렉은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수억달러를 기부한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라며 이번 조치가 오히려 테슬라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 정부 “연비 기준 재검토 후 확인서 재개”


NHTSA 대변인은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을 통해 “자동차 가격을 다시 합리적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CAFE 기준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이 끝나면 확인서 발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에는 사실상 재개 가능성이 낮다는 회의론이 크다.

일렉트렉은 “이제 미국 전기차 업체들이 수익 감소뿐 아니라 생산·투자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번 조치는 오염을 유발하는 업체에서 친환경 업체로의 ‘돈의 이동’을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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