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냉각에 막대한 물 사용…"2030년까지 연간 1조7000억 리터 소모"
수력 발전 의존, 강 하류 지역 생태계·농업 위협…"혁신과 보존 균형 필수"
수력 발전 의존, 강 하류 지역 생태계·농업 위협…"혁신과 보존 균형 필수"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전기를 소비하고, 이 전기는 다시 수력 발전 등 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센터의 성공 자체가 수백만 명의 생명줄인 강을 위협하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전역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향후 5년 내 약 2만5000메가와트(MW)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급증의 주요 동인은 AI 워크로드 증가, 클라우드 채택 확대, 그리고 데이터 주권법 강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지역 워크숍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의 '냉정한 현실'이 드러났다. 바로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이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는 점이다. 1MW 규모의 시설은 냉각을 위해서만 매년 약 2600만 리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아시아 전역의 데이터센터 물 소비량은 올해 거의 1조 리터에 달하고, 2030년에는 1조7000억 리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47.5%는 도시 수도망에서 공급되는 식수다.
아시아의 75% 이상이 이미 물 부족 상태에 있으며, 인구의 90% 이상이 거주하는 국가들은 물 부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구 증가, 도시화, 지하수 남용, 오염 및 기후 변화로 인해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각각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는 이미 부족한 자원에 압력을 가중시킨다.
물 문제는 냉각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 에너지의 약 14%가 수력 발전으로 공급되며,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는 수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130GW 이상의 양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수력 발전 용량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력 발전 댐 운영은 강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퇴적물 이동을 방해하며, 증발을 통해 물을 잃게 만들어 하류 지역의 생태계와 농업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
메콩강, 브라마푸트라 강과 같은 국경을 넘는 강에서 내려진 수력 발전 결정은 하류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의 강은 수억 명의 생명선이지만, 과도한 채굴, 인프라 개발, 기후 변화로 인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호한 조치가 없다면 데이터센터의 성장이 지역 사회의 담수 자원을 고갈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시아에는 '강력한 물 관리, 더 스마트한 냉각 기술, 다양한 재생 가능 에너지 조달'을 통해 혁신과 보존의 균형을 맞출 현실적인 길이 존재한다. 말레이시아 워크숍은 "에너지 전환이 아시아의 강을 보호할지 고갈시킬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