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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폰데어라이엔, 통상 합의내용 놓고 ‘엇박자’…철강·의약품 관세 시각차

블룸버그 “양측 핵심 조항 해석 엇갈려…이행과정서 정치·기술적 불확실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진행하기 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진행하기 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회담한 뒤 발표한 신규 통상 합의에 대해 핵심 조항을 둘러싼 인식차가 드러나면서 실질적인 이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 의약품 관세 15% 합의 놓고 ‘온도차’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유로존 시장을 ‘무관세’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의약품은 이번 합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약품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후 설명을 통해 “EU의 의약품 수출에 대해서는 양측이 15% 관세에 합의했다”며 “다만 미국 정부의 ‘232조 조사(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는 향후 3주 내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의약품뿐 아니라 항공우주, 반도체 등 다른 산업군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가 붙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 철강·알루미늄도 해석 달라…“관세 유지” vs “쿼터 전환”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되는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해당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가 줄어들고 쿼터제가 도입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합의안은 EU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을 다루지 않는다”며 “이 품목들에 대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항공우주 제품에 대해서는 232조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관세 0%’ 상태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 “이행과정서 해석 차이 불가피…불확실성 지속”


이번 합의는 지난 4월부터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도출된 예비 성격의 합의다. 그러나 통상 협정이 일반적으로 수년간의 협상과 수천쪽에 달하는 세부 조율을 거쳐 완성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합의는 구체적 이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리스크 분석기관 테네오의 카르스텐 니켈 부소장은 “이제 초점은 해석과 이행 과정에 따른 정치·기술적 리스크로 옮겨질 것”이라며 “이번 합의 성격상 상당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양측 기업에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 이번 합의의 의미”라고 강조했지만 관세율·적용 품목·보조금 여부 등을 둘러싼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협정 이행은 난항이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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