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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멕시코산 토마토에 20.9% 관세 부과…“피자·파스타값 뛴다”

지난 2020년 4월 24일(현지시각) 멕시코 시날로아주 나볼라토의 토마토 농장에서 직원이 갓 수확한 토마토를 트레일러에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0년 4월 24일(현지시각) 멕시코 시날로아주 나볼라토의 토마토 농장에서 직원이 갓 수확한 토마토를 트레일러에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멕시코산 토마토에 20.9%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 내 식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중소 규모 식당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CNN은 멕시코산 토마토에 대한 미국의 30년 가까운 무관세 조치가 14일(이하 현지시각) 이날부터 종료되며 대부분의 멕시코산 토마토에 20.9%의 관세가 붙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마트나 피자 전문점, 외식업체 등에서 토마토를 포함한 식품을 더 비싸게 구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3개월 안에 파산할 수도”…식당업계 ‘직격탄’

캘리포니아주에서 아르헨티나-이탈리아식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 중인 테레사 라조는 CNN과 인터뷰에서 “관세가 현실화되면 3개월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조는 현재도 식당 운영이 빠듯한 상황이라 토마토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라조는 “고객들이 일주일에 세 번 외식하던 걸 두 번이나 한 번으로 줄일 수도 있다”며 “불안과 불확실성만 더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토마토를 마리나라 소스나 샐러드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산 토마토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아폴로니아 피자’ 공동소유주인 저스틴 드레온도 CNN에 “신선 토마토는 멕시코산을 쓰고 소스는 캘리포니아산으로 조달한다”며 “관세가 추가돼도 가격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치즈 등 다른 원재료 가격도 이미 오르고 있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 관세 부과 배경은 ‘덤핑’ 논란…“정치적 결정” 반박도


이번 관세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4월 ‘토마토 상호합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예고된 조치다. 이 합의는 지난 1996년부터 유지돼온 것으로 멕시코산 토마토의 수입 가격 하한선을 정해 미국산 토마토 보호를 도모해왔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관세가 도입되면 멕시코산 토마토 수입이 줄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의 토마토 소비자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파운드당 약 1.70달러(약 2320원)다. 티머시 리처즈 애리조나주립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관세로 가격은 10% 오르고 수요는 5%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토마토 농가들은 멕시코 측의 ‘덤핑’ 행위를 문제 삼고 있다. 플로리다 토마토 교역협회의 로버트 귄서 부회장은 CNN에 “30년 넘게 이어진 협정이 불공정한 멕시코산 토마토를 막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 농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농업위원회 회장이자 토마토 재배업자인 왈베르토 솔로리오는 “일부 생산자의 경미한 위반을 근거로 전체 협정을 없애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상업적 논리가 아닌 정치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최소 가격, 품질 검사, 보고서 제출 등 모든 조건을 준수해 왔다”고 말했다.

◇ 일부 업체는 ‘국산 토마토’로 관세 피해

일부 대형 브랜드는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명 케첩 브랜드 하인즈는 미국산 토마토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냉동 피자 브랜드 디조르노도 “캘리포니아산 토마토로 소스를 만든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미국은 멕시코산 토마토의 최대 수출 시장이며 양국 간 농산물 교역은 식품 가격과 소비자 물가에 직결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반적인 무역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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