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AESA 레이더 탑재…부품 국산화율 65% 달성
필리핀·폴란드 등 구매 관심…'블록 2' 성능 향상도 기대
필리핀·폴란드 등 구매 관심…'블록 2' 성능 향상도 기대

KF-21은 2015년 KF-X 사업으로 출발한 이래 대한민국 국방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당초 5세대 스텔스기를 목표로 설계됐으나, 개발 비용과 기술적 한계를 고려해 저피탐 설계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개발 방향을 정했다. 현재 세계 유수의 다목적 전투기와 대등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사업은 대한민국이 60%, 인도네시아가 7.5%의 지분을 가진 국제 공동 개발 사업이다. 인도네시아의 지분은 재정 조정에 따라 줄었지만, 사업 참여 자격과 앞으로 항공기 도입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4월 시제기를 공개한 뒤 2022년 첫 비행에 성공했으며, 2024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2024년 초도 물량 20대에 이어, 2025년 중반 2조3900억 원(약 17억5000만 달러) 규모의 20대 추가 생산 계약을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체결했다. 생산비 상승으로 기체 가격은 약 7040만 달러, 엔진과 무장 등 전체 체계를 포함하면 최대 1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국산 AESA 레이더 장착…세계적 수준 성능 확보
성능 면에서 KF-21은 제너럴 일렉트릭의 F414 엔진 2기를 장착해 약 4만4000파운드의 강력한 추력을 낸다. 최고 속도는 마하 1.8, 전투행동반경은 2900km에 이르며, 최대 7700kg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특히 국산 기술로 개발한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IRST) 장비 등 최신 임무 컴퓨터를 갖췄다. 미티어와 IRIS-T 공대공 미사일,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같은 정밀 유도 무기와 20mm 벌컨포를 장착할 수 있는 9~10개의 하드포인트를 보유했다.
KF-21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65%에 이르는 부품 국산화율이다. 레이더와 핵심 항공전자장비를 우리 기술로 확보해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졌다.
◇ 가격 경쟁력 앞세워 아시아·중동 시장 공략
이러한 경쟁력을 앞세워 KF-21은 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필리핀이 최대 40대 구매를 계획 중이며, 페루와 폴란드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성능이 향상될 블록 2 기종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아랍에미리트(UAE), 태국, 말레이시아, 이라크 등이 잠재 구매국으로 꼽힌다. 다소 라팔, 사브 그리펜 등 서방의 쟁쟁한 경쟁 기종들 사이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낮은 운용·유지비라는 강점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양산 중인 블록 1은 공대공 임무에 중점을 두며, 앞으로 개발될 블록 2에서는 공대지·공대함 타격 능력이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도로 국산 엔진을 탑재해 방산 자립도를 최대한 높일 계획이다. KF-21이 대한민국의 항공우주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방산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핵심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