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케냐·르완다 등 SMR 도입 추진...2035년까지 1만5000MW 목표

프라임프라그레승(primeprogressng)이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나·케냐·르완다 등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과 협력해 SMR 배치와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 전력 부족 해소 위한 SMR 도입 본격화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6억 명이 넘는 사람이 여전히 안정적으로 전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UN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 경제 담당관 요하네스 하일루는 최근 "아프리카는 전체 발전량의 15%에 해당하는 40기가와트(GW)의 전기를 생산하지만, 인프라 부족과 전력망 불안정 등으로 해마다 800~1000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끊긴다"고 밝혔다.
이런 현실에서 각국 정부는 기존 태양광·풍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넘어, SMR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SMR은 300메가와트(MW) 미만의 전기를 생산하며,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으로 옮겨 설치할 수 있어 대규모 송전망이 부족한 아프리카에 알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SMR이 광산, 산업단지, 외딴 마을 등 전력망이 약한 곳에 빠르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가나·케냐·르완다 등 SMR 실증과 인력 양성 박차
가나는 미국 레그넘 테크놀로지 그룹(Regnum Technology Group),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와 최대 12기의 뉴스케일 VOYGR-12 SMR 모듈 도입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각 모듈은 처음에 50MW, 최대 77MW까지 늘릴 수 있고, 모두 설치하면 924MW에 이른다. 가나 정부는 미국 정부와 함께 아크라에 뉴스케일 에너지 탐사 센터(E2 Centre)를 세워 엔지니어와 기술자 실습 교육, 지역 원자력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가나 원자력연구소는 2034년까지 1000MW 원자력 발전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과 민간 원자력 협력과 무역을 위한 '123 협정'도 협상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현지에서 설계한 고온 SMR인 HTMR-100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중국 파트너가 참여하는 이 사업은 약 5억 달러(약 68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코야 캐피털(Koya Capital)은 스트라텍 글로벌(Stratek Global)과 함께 자금 조달과 건설을 맡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미국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NANO Nuclear Energy), 캐나다-독일 듀얼 플루이드(Dual Fluid)와 2~10MW급 마이크로원자로 시범 운영에 합의했다. 이 장치는 전력망이 닿지 않는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케냐는 2034년 첫 원자력 발전소 시운전을 목표로, 지난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도 SMR 학교를 유치하고 자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케냐 정부는 러시아와 양해각서를 맺고 2027년까지 1000MW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 세계 각국과의 경쟁, 자금 조달과 인프라 연계가 관건
이집트는 러시아 국영 로사톰(Rosatom)이 주도하는 300억 달러(약 40조9500억 원) 규모의 엘-다바(El-Dabaa)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1200MW급 원자로 4기를 들여오며, 첫 원자로는 2028년 가동 예정이다. 이집트는 중국, 한국과도 원자력 협력 협정을 맺어 기술 기반을 넓히고 있다.
중국은 2024년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나이지리아와 원자력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에만 11개의 신규 원자로 사업을 승인했고, 2030년까지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70GW가 넘는 신규 원자력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2035년까지 아프리카에서 SMR이 최대 1.5GW를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력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가나, 우간다, 케냐, 르완다를 중심으로 2035년까지 최대 1만5000MW의 원자력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SMR 1기(100MW)는 2억~3억 달러(약 2700억~4000억 원)로 추산되는 높은 비용과 자금 조달, 인프라 연계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 서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은 SMR 자금 조달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역 전력 풀과 공공-민간 협력도 논의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SMR이 산업단지, 광산, 외딴 마을 등 초기 목표 지역에 전기 공급뿐 아니라 바닷물 담수화, 소규모 전력망, 녹색 수소 생산 등 다양한 분야로 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갈리에서 열린 아프리카 원자력 에너지 혁신 정상회의에서는 "소형과 마이크로 모듈형 원자로가 아프리카 대륙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