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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美와 손잡고 中 조선업 견제 나서

李대통령 "조선 강국 넘어 해양강국" 선언, 日도 70억 달러 투자 계획
中 70% 점유율 독주 속 한국 8년 만에 최저 시장 점유율 위기
미국이 중국 조선업 견제에 나선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이를 기회로 삼아 잃어버린 조선업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중국 조선업 견제에 나선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이를 기회로 삼아 잃어버린 조선업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 조선업 견제에 나선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이를 기회로 삼아 잃어버린 조선업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한 달 전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조선업을 "중대한 위기에 처한" 산업으로 규정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는 5월 14일 SNS를 통해 "조선업은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조선 강국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해양강국을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새 행정부는 '새 정부 성장 정책 가이드'를 통해 선박 개발, 생산 개선, 새로운 성장 계획에 초점을 맞춘 지원책을 발표했다. 디지털화, 자동화, 인력 교육 및 근무 조건 개선을 통해 자율주행 및 친환경 선박 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4월 현대중공업(HHI)은 미국 최대 군용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와 협력 가속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12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지난달 미 해군과 주요 계약을 맺고 있는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전체 지분 인수에 대한 미국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과 한화는 지난해부터 미 해군의 MRO(정비·수리·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해군 함정 등 특수목적 함정 건조와 선박 MRO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일본도 적극적인 조선업 재건에 나섰다. 닛케이 신문이 일본 조선업의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한 만큼 절박함이 묻어난다. 도쿄는 조선소를 복원하거나 건설한 후 민간 부문에 넘겨 운영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수립했으며, 예상 투자액은 총 70억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

지난주 일본 최대 조선소인 이마바리 조선소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조선소인 일본 마린 유나이티드(JMU)의 지배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마바리는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중국 및 한국과 경쟁하고, 보다 빠르고 포괄적인 판단을 통해 일본 조선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 국영조선공사 산하 중국해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중국 조선업체들이 전 세계 신규 선박 수주의 약 70%를 확보한 반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울 노무라의 조선 분석가 황언은 "대부분의 주요 조선소가 2027년과 2028년까지 예약이 꽉 찼지만, 미국의 유망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휴면 조선소가 다시 문을 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생산 능력 확대는 미국이 중국 조선소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느냐와 동맹국들이 해외에서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해군 준비태세보장법'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Drewry Maritime Services의 이사인 자옌두 크리슈나는 "일본은 노동력이 약 30% 감소하면서 한동안 조선업에서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며 "높은 생산 비용이 또 다른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은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한 최후의 노력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슈나는 "일본인들에게는 미국 조선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받는다면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움켜쥐는 것과 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와 녹색 전환이 지속적인 추세이지만 이러한 기술이 성숙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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