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비판은 이날도 거셌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위원들을 비난하며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최소 2%포인트는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기준금리를) 2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면서 “2.5포인트 낮으면 더 좋을 것이며 우리는 8000억 달러, 7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멍청하다(stupid)”고 표현하며, 금리 인하를 추진하지 않는 점을 질타했다.
트럼프는 “아마도 내가 연준으로 가야겠다”면서 “내가 연준 의장으로 나 자신을 지명할 수 있느냐. 내가 이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는(파월은) 약 9개월 후 퇴임해야 한다”면서 “운 좋게도 그는 축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 위원들은 이날도 무역 관세로 인해 향후 몇 달 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현재까지 물가 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고용이나 인플레이션 지표에 뚜렷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적게 오르며 시장의 안도감을 자아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연준에 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파월)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한다면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없었고, 우리는 거의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세의 실질적인 영향이 지연되고 있고, 소비 수요 둔화 및 4월 2일 '해방의 날’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이 재고를 쌓은 것이 물가 상승 충격을 일부 흡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은 관세로 인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는 관세가 최종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계속 보고 있지만, 그 과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관세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그중 일부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고, 과거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다만, 그 영향이 실제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성급한 판단을 피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