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트럼프, 조기 연준 의장 지명 예고…시장 혼란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7년 11월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내정자가 연단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7년 11월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내정자가 연단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후임 지명을 예고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곧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공식적으로 끝나는 내년 5월보다 거의 1년 앞선 시점이다.

이 같은 조기 발표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은 '그림자 의장'이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갖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통화정책 방향과 충돌하는 발언을 할 경우 시장에 심각한 혼선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임 후 줄곧 연준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낮추지 않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주에도 파월 의장을 향해 "멍청하다"고 비난하면서도 "해임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정치적 임명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심리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릭 위노그라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명자가 정치적 인물로 인식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의 입맛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인물이라면 문제”라고 말했다.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8명 위원 중 1명이지만 통화정책 방향 설정에 관한 실질적인 영향력이 크다. 캐럴라인 콕스 리솔츠자산운용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 참여자들은 경제 균형과 연준의 이중 책무(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에 집중하는 인물을 원한다”면서 “연준의 독립성은 시장의 황금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로이터가 인용한 온라인 예측시장 폴리마켓과 칼시에 따르면 차기 의장 후보로는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주디 셸턴 전 연준 이사 지명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특히 칼시에서는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평가됐다.

다만, 아직 연준 이사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로 임명할 수 있는 공석이 없으며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지명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하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위트는 “조타수는 따로 있는데 조수석에서 핸들을 잡으려는 상황”이라며 조기 지명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자산배분 책임자 제이슨 드라호도 “사람들이 지나치게 안심하고 있는 상황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조기 지명이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매뉴라이프투자운용의 앨릭스 그라시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후보자가 그간의 정책 반응 이력을 갖고 있다면 시장은 그의 의사소통 스타일에 익숙해질 것”이라면서 “정책의 대안 시나리오가 설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BCA리서치의 전략가 펠릭스 베지나-푸아리에르도 “시장 금리가 반응하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한다면 시장이 연준 의장 후보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위노그라드는 "내가 베팅한다면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보다는 '기타 인물'에 걸겠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