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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해 영향력 확대 추진

아스타나서 제2차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우크라이나·중동 전쟁 속 전략적 의미
2024년 양방향 무역 940억 달러 달성…러시아 의존도 줄이려는 의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6월 16일 아스타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6월 16일 아스타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만나 미국과의 긴장과 국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추진한다고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됐다.
아스타나에서 개최되는 제2차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은 도로·철도 연결을 통한 무역 심화부터 인프라 개발, 에너지, 제도 구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력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이란 충돌이라는 두 가지 주요 전쟁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미국 소재 차이나 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의 비상주 펠로우인 유니스 샤리플리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중국의 움직임이 "무역 옵션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야망을 직접적으로 지원한다"고 분석했다.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국경에서 중국 서부 신장까지 1,833km에 이르는 기존 가스관과 함께 중국에서 유럽까지 이 지역을 관통하는 유라시아 무역로가 경제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중간 회랑(Middle Corridor) 또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 운송 루트는 3년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관련 국가들이 상품을 운송하기 위한 더 안전하고 빠른 경로를 모색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120억 유로(137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유치했다. 2009년 말부터 가동되고 있는 중앙아시아-중국 가스관은 5000억 입방미터 이상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 신화사가 16일 보도했다. 2024년 중국의 총 천연가스 수입량은 3,730억 입방미터에 달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과의 무역은 2013년 이후 두 배로 증가해 2024년 6,741억5,000만 위안(940억 달러)에 달했다.

한때 소련의 일부였던 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성장을 위해 점점 더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헤지로서 러시아에서 벗어나 다각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들은 에너지, 운송 인프라, 전기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샤리플리는 중국이 "러시아의 안보 역할에 노골적으로 도전하지 않으면서 전통적으로 모스크바가 지배해온 지역에서조차 경제적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국영 기업들이 카자흐스탄에 별도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아스타나 원자력청이 주말 동안 밝혔는데, 이는 우라늄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의 균형 전략을 반영하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참여는 경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육과 인적 교류를 통해 확대되고 있다. 나르기자 무라탈리예바는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이 지역이 더욱 권위주의로 치닫게 되고 민주적 가치와 인권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EU와 미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대안적인 협력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7일 정상회담은 무역 휴전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최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긴장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우려는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전쟁에 참여한 양측 모두에게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샤리플리는 "시 주석의 방문은 중국이 중앙아시아를 전략적 완충지이자 서부 국경을 안정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분석했다.

2년 전 시안에서 열린 마지막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이 지역에 260억 위안의 신규 차관과 보조금을 약속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추가적인 경제 지원과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이 일대일로(BRI) 이니셔티브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중앙아시아를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균형점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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