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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경제 불확실성 속 기준금리 0.5% 동결…3회 연속 금리 유지

트럼프 무역정책 영향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 차질
JGB 매입 축소 속도 늦춰…2026년 4월부터 절반으로 감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일본 중앙은행인 인본은행(BOJ)이 17일 이틀간의 정책회의 후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담보 오버나잇 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일본은행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마지막 금리 인상은 올해 1월이었다. 수십 년간의 디플레이션 종료 후 BOJ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왔으며, 2024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총 3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초 '상호적' 관세를 발표하면서 장애물에 부딪혔다. 워싱턴의 무역정책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그 결과 BOJ는 지난 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BOJ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닛케이 계열사인 QUICK이 최근 BOJ 참관인 28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모두 BOJ가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한편 BOJ는 17일 일본 국채(JGB) 매입 축소 계획에 대한 중간 평가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채 구매를 줄이는 속도를 늦출 계획을 밝혔다. 중앙은행의 분기별 일본 국채 매입은 현재 매 분기마다 4000억 엔(27억6000만 달러)씩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4월부터는 매입 축소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BOJ는 2024년 말 기준 전체 일본 채권의 52%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국채 보유자다. BOJ는 정책 정상화로 전환하면서 2024년 8월부터 일본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일본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강화와 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OJ의 신중한 접근법은 경제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않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에 안정적으로 도달할 때까지 성급한 금리 인상을 피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국채 매입 축소 속도 조절은 시장 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급격한 매입 감소는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점진적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BOJ가 당분간 신중한 정책 운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관계, 중국 경제 둔화, 엔화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BOJ의 이번 결정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성장 지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제약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BOJ의 정책 방향은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 일본 내 경제지표 개선 정도, 그리고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경제 데이터와 대외 환경을 면밀 모니터링하며 신중하게 정책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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