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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방산 대표' 한화, K9 자주포·조선 앞세워 美 국방 시장 공략

美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 'K9' 출사표…현지 실사격 통과로 신뢰도 입증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 완료, 오스탈까지…美 본토에 '해양 방산' 거점 구축
한화그룹이 미국 국방 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운 K9 자주포. 한화는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의 유력 후보인 K9의 현지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진=한화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이 미국 국방 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운 K9 자주포. 한화는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의 유력 후보인 K9의 현지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K9 자주포와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방위산업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군사 전문 매체 아미레커그니션(Army Recognition.com)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는 K9 자주포를 앞세운 지상 무기 체계와 조선소 투자를 통한 해상 방산 역량을 두 축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화의 이번 전략은 검증된 무기 체계와 현지 생산 기반을 결합해 미국 국방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통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검증된 신뢰성' K9, 美 육군 마음 정조준


지상 부문의 주력 제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다. 현재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10개국에서 운용 중인 K9은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도입 사업(SPH-M)의 유력한 후보다. K9은 이미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에 제안한 K9A2 모델은 자동화한 장전 체계와 향상된 발사 속도(분당 6~8발)과 동시 탄착(MRSI) 기능, 나토(NATO)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검증된 폭넓은 운용 실적을 자랑한다. 미 육군이 자체 개발하던 M1299 자주포가 ERCA 프로그램을 통해 포신 내구성 문제로 난항을 겪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K9은 광범위한 실전 데이터와 모듈식 성능 개량의 용이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K9은 전투중량 47t의 큰 체구에도 1000마력의 엔진이 내뿜는 강력한 힘 덕분에 최고속도 시속 67㎞를 자랑한다. 여기에 40㎞ 이상의 긴 사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美 본토에 생산 거점 확보


해상 부문에서는 조선소 직접 인수로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투자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최종 인수했다. 이 조선소는 미국 본토 연안 운송에 투입되는 '존스법 선박'과 정부 프로젝트 물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온 핵심 시설이다.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구축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건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는 현재 연간 1척 수준인 건조량을 10척까지 끌어올려 상업용 선박과 군함 건조는 물론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군사 부문을 모두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앨라배마와 캘리포니아에 시설을 둔 미국 핵심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는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획득해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화의 양면 전략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에 깊숙이 편입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 현지에 생산 기반을 구축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미국의 산업 정책과 국방 외교 기조에 부응한다. 미 육군이 2020년 말까지 차기 자주포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한화는 기술적 준비 상태와 안정적인 군수 지원 능력을 동시에 제시하며 기존 서방 방산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해 약 1조3000억 원(약 1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책정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K9 자주포 등에 사용하는 155㎜ 포탄의 추진장약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한 신규 시설 구축에 투입한다. 앞서 K9 자주포는 폴란드·호주 등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으며 그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한화가 검증된 무기 체계와 대규모 자본 투자를 결합해 미국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려는 전략은, 앞으로 미국 본토 시장의 문을 두드릴 다른 비서구권 방산 기업들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조선 부문의 성과는 앞으로 AUKUS(오커스)와 같은 다자간 해양 안보 프로젝트 참여의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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