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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대사관에 일부 철수 명령...국제유가 4% 넘게 급등

트럼프 "핵 합의 가능성 낮아"...WTI 4.9%↑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 외곽의 퍼미안 분지 유전의 가스 터빈 발전소 근처에서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 외곽의 퍼미안 분지 유전의 가스 터빈 발전소 근처에서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1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간 핵 합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미국 정부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부분적 철수를 명령하면서 유가 급등의 직격탄이 됐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7월 인도분은 배럴당 2.90달러(4.3%) 오른 69.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17달러(4.9%) 오른 68.15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가 이라크 주재 대사관의 일부 인력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AP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중동 주둔 병력의 가족에 대해 ‘자발적 출국’을 승인했다.

영국 해군은 선원들에게 중동의 긴장 고조가 선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핵 합의에 대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있다"면서 "중동에서 전쟁을 피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들(이란)이 협상을 지연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두 달 전보다 합의에 대한 확신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전쟁이나 인명 피해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으로선 이란이 합의를 추진하려는 열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며, 결국 시간만이 답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이날 이란 국방장관은 자국 군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모든 미군 기지를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에 "이란의 수사가 눈에 띄게 공격적으로 변했으며, 이러한 위협이 실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은 통상적으로 매도 기회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겹쳐 있어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매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정세의 복잡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원유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 미국과 이란과의 핵 합의가 성사될 경우 제재로 묶여 있던 원유 물량이 시장에 공급될 것이란 우려 및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공급 증가가 더해지며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 긴장 완화와 여름철 수요 기대가 겹치며 유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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