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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중국 기업에 '글로벌 성장' 기회?...아이러니 속 '약진'

데이터 보안 우려로 국내 대안 선호…해외 진출 기업 급증
HSBC "중국 기업, 글로벌 확장 초기 단계로 성장 잠재력 막대"
중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 갈등을 오히려 글로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며 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 갈등을 오히려 글로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며 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 갈등을 오히려 글로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며 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 대안을 선택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항저우의 디지털 서명 서비스 제공업체 eSignGlobal의 에릭 진 CEO는 "중국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이 미국 서비스 사용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 회사에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 CEO에 따르면 회사 성장은 두 가지 주요 요인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첫째,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전자 서명 솔루션 의존을 중단하고 국내 대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둘째, 해외 진출하는 중국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eSignGlobal의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포함해 3000개 이상의 파트너를 보유하고 610만 개 기업과 1억2000만 명의 개인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eSignGlobal의 매출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는 2023년 홍콩, 2024년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한 후, 올해 말까지 일본에 영업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진 CEO는 "남미, 유럽, 중동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19일 발표된 HSBC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확장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 그레이트 월 모터와 섬유기업 화리 그룹 같은 HSBC 독점 글로벌 지수 상장 기업들은 2025년 1분기와 2024년 모두 CSI 300, CSI 500 지수 같은 주요 중국 벤치마크 지수보다 강력한 이익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CSI 300 지수 편입 기업의 총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7%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해외 매출에서 정보기술 부문이 31.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임의소비재 기업의 해외 매출 기여도는 2.2%포인트 상승한 27.1%로 모든 부문 중 가장 큰 개선을 보였다.

항저우 소재 전기차 제조업체 리프모터는 글로벌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리프모터의 마이클 우 공동사장은 2025년 전기차 인도량의 최소 10%가 중국 밖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지난해 4%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자동차 대기업 스텔란티스와 해외 판매 및 생산을 위해 제휴를 맺은 리프모터는 글로벌 판매량이 2024년 293,724대에서 올해 50만~60만 대 사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 상장사인 이 회사는 지난해 321억6000만 위안(4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해외 매출이 3%를 차지했다.
이달 초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에서 90일간 잠정 휴전을 합의했지만, 징벌적 관세 조치는 중국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은 1년 전보다 21% 이상 급감했다. 지난 4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를 포함한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은 중국 수출 의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촉발했다.

협상 결과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 관세를 125%에서 10%로 각각 인하했다. CPA Australia 중화권 지부 켈빈 렁 부회장은 "미중 무역 문제가 우리 뒤에 있다고 단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영구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확장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대규모 다국적 기업 같은 규모와 자원은 부족할 수 있지만 더 민첩한 경향이 있어 정책 변화와 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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