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사장, LIMA 2025서 J-10 신뢰성 문제 제기... KF-21, 성능·안전성·경제성 '우위' 강조
파키스탄 J-10 격추 주장 속 中 적극 홍보… 아세안, KF-21 기술력·장기 운용 효율성 주목
파키스탄 J-10 격추 주장 속 中 적극 홍보… 아세안, KF-21 기술력·장기 운용 효율성 주목

지난 24일(현지시각) 군사 전문 매체 조나자카르타에 따르면 강 사장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전시회(LIMA) 2025(5월 20일~24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KF-21 보라매 개발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협력 관계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F-21 사업은 2015년에 시작해 인도네시아가 2016년 합류한 바 있다.
◇ KAI, 말레이시아 J-10 비교 요청에 "신뢰성 문제로 비교 어려워"
강 사장에 따르면, LIMA 전시회 기간 한 말레이시아 고위 관리가 KAI 전시장을 방문해 KF-21과 중국 J-10의 비교를 요청했다. 이에 강 사장은 "두 기종은 사실상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강 사장은 "J-10은 (한 대에 약 4000만~5000만 달러로) 더 저렴할 수 있지만, 잦은 사고가 일어나며 전투기로 사용하기에 충분히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J-10은 파키스탄 공군 운용 중 여러 사고가 보고된 바 있으며, 신뢰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KF-21은 시제기 단계인데도 이미 1000회 무사고 비행(2024년 기준)을 달성해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그는 "이 질문은 최근 파키스탄이 운용하는 중국산 J-10이 프랑스산 인도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보도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KF-21, 첨단 기술·무장력·경제성 '우위'... J-10C 성능 한계 지적
KF-21 보라매는 최신 AESA(능동전자주사배열) 레이더, 첨단 전자전 장비, 스텔스 설계(외부 무장 탑재, 앞으로 내부 무장 적용 예정)를 적용하는 등 4.5세대 이상 전투기의 주요 요건을 갖췄다. GE F414 쌍발 엔진을 장착해 최대 7700kg의 무장을 탑재한다. 반면 중국의 J-10C는 WS-10 단발 엔진으로 최대 무장 탑재량이 6000kg 수준이며, AESA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를 적용했으나 기체 설계와 센서(감지기) 융합 등에서 KF-21에 비해 한 단계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중전 모의실험 결과에서도 KF-21은 J-10C에 비해 기동성, 센서 성능, 장거리 탐지와 선제공격 능력이 더 뛰어나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사장은 KF-21 경제성을 두고 "라팔이나 유로파이터 같은 다른 4.5세대 전투기와 비교했을 때, KF-21(한 대에 약 6500만 달러)은 70~80% 비용으로 150%의 성능을 낸다"고 말했다. 또한 "약 30년 운용 수명주기 전체 비용을 생각하면 KF-21이 J-10C에 비해 가성비와 경제성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 中 J-10, '라팔 격추' 주장 업고 공세… 아세안, 장기적 효율성 주목
말레이시아가 두 기종을 비교하는 배경에는 최근 중국산 J-10 전투기의 전과 주장이 자리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자국이 운용하는 J-10C 전투기가 공중전에서 프랑스산 인도 라팔 전투기 3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카와자 무함마드 아시프 국방장관은 지난 5월 9일 로이터 통신에 "J-10이 인도가 최근 도입한 프랑스산 라팔 항공기 3대를 격추하는 데 사용됐다"며 "전체적으로 파키스탄은 공중전에서 인도 항공기 5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도 측은 이러한 파키스탄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온 뒤 J-10 제조사인 중국항공공업그룹 청두항공기공업의 주가는 한때 40%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중국 역시 LIMA 2025에서 J-10C의 수출형인 J-10CE와 FC-31 스텔스 전투기 등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벌였다. 중국항공기술수출입공사(CATIC) 전시장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렸으며, 말레이시아 아맛 자힛 하미디 부총리 또한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해졌다.
유라시안 타임스는 지난 22일 "한 중국의 유명 언론인이 X(옛 트위터)에 '갑자기 중국 전투기 J-10CE가 LIMA 2025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자힛 말레이시아 부총리의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J-10C는 저렴한 가격과 중국의 공격적인 판촉 활동으로 일부 신흥국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실제 도입 결정에서는 신뢰성과 장기 운용 효율성이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은 KF-21의 기술력, 한-인니 협력 방식, 그리고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선 장기 운용 효율성과 전투력, 신뢰성에 주목하면서 KF-21이 J-10C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의 최종 선택이 어느 기종으로 향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