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관세 유예 끝나는 7월 8일까지 협상 타결 국가 소수에 그칠 듯

미국은 영국과 협상을 타결하고,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휴전하는 데 그쳤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유럽연합(EU) 등과의 협상에서 눈에 띄는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는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지나면 오는 7월 9일에 주요 국가에 대한 새로운 관세율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가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향후 2~3주 이내에 (각국에) 스콧(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러트닉 상무부 장관)가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그들이 내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7월 9일 이후에 상호 관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국가에 대한 새로운 관세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역별 관세율 설정 또는 지난 4월 2일 ‘미국 해방의 날’에 제시한 관세율로 회귀 가능성을 예고했다.
케빈 헤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1일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2주일 이내에 몇 개 국가와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 인도와의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헤셋 위원장 등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애초 첫 번째 협상 타결 가능 국가로 인도를 꼽았으나 양측간 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미국은 6월 중순까지 인도와 협상을 매듭지으려 한다.
미국은 베트남에 46%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베트남은 시한 내 협상을 끝내지 않으면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다.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중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른다. 그렇지만, 미국과 베트남 간 협상에서도 아직 눈에 띄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트남 이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협상은 더 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2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3차 관세 협상에서 양국 간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 안전보장 협력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다.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전 협상 이상으로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90분간 회담한 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별도로 120분간 현안을 논의했다.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회담에 불참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6월 중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측 간 접점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우리가 지켜야 할 국익이 있어서 빨리 합의만 하면 좋은 게 아니고, 기한을 정해서 협상하면 대체로 기한을 생각하는 쪽이 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의견 차이가 줄어들었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아시아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상은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방해를 받고 있다”면서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기에 6월 말까지는 협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미국 상품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EU)와의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주장해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유럽연합(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넘게 진전이 없는 EU와 관세 협상에 불만을 표시하며 유럽 측에 관세 위협을 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