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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이 키운 중국, 세계 기술 패권 위협한다

패트릭 맥기 전 파이낸셜타임스(FT) 애플 전문기자가 최근 펴낸 신간 ‘중국의 애플: 세계 최고 기업의 포획’ 표지. 사진=아마존이미지 확대보기
패트릭 맥기 전 파이낸셜타임스(FT) 애플 전문기자가 최근 펴낸 신간 ‘중국의 애플: 세계 최고 기업의 포획’ 표지. 사진=아마존
애플이 중국에서 거둔 성공이 오히려 글로벌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패트릭 맥기 전 파이낸셜타임스(FT) 애플 전문기자가 펴낸 신간 ‘중국의 애플: 세계 최고 기업의 포획(Apple in China: The Capture of the World’s Greatest Company)’를 인용해 애플의 중국 의존이 미국과 세계 전체에 ‘존재론적 취약성’을 남겼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맥기 전 FT 기자는 이 책에서 “애플이 중국에서 이룬 제조 역량이 결국 중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게 만들었고 이는 미국 혁신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애플 없이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은 기술 이전과 생산 체계 구축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 필적하는 지정학적 사건”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맥기의 설명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대만계 폭스콘 등 중국 공급업체에 설비와 기술을 집중적으로 이전해왔다. 애플은 지난 2008년 이후 중국에서만 2800만명 이상을 훈련시켰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주 전체 노동력보다 많으며 하드웨어 가치를 제외하더라도 연간 약 550억 달러(약 75조4000억원)를 투자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5년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이를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그러나 같은 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국 기술 자립의 핵심 기반으로 애플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맥기는 “예컨대 애플이 터치스크린 유리, 복잡한 부품 조립법 등을 공급망에 전수하자 이 기술이 화웨이·샤오미·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에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NYT는 “한때 애플은 중국의 정치적 개방 가능성과 함께 성장했지만 시진핑 집권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2017년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NYT 앱을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고 중국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이 아닌 중국 서버에 저장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애플의 공급망에 대한 독립 감사도 중단됐다.

중국은 애플을 통해 세계적 기술 역량을 흡수했고 현재 일부 중국 스마트폰은 사양 면에서 애플을 앞지르며 주요 시장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NYT는 “이 책은 단순히 ‘중국이 애플을 키운 이야기’가 아니라 ‘애플이 중국을 만든 이야기’”라며 “세계는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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