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점액·연어 DNA 등 독특한 성분으로 인기
런던 중심가에 한국 화장품 매장 속속 들어서
런던 중심가에 한국 화장품 매장 속속 들어서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조지아 스태포드 연구원은 "영국에서 K-뷰티 인기 배경은 소셜미디어"라며 "소비자 34%가 소셜미디어에서 뷰티 제품을 보고 구매했으며, Z세대는 58%에 이른다"고 말했다. 민텔 조사에서 전체 소비자 8%가 K-뷰티 제품을 쓰는 데 비해 13-28세 Z세대는 21%로 젊은층에서 특히 인기를 끈다.
한국 뷰티 제품은 달팽이 점액과 연어 DNA 같은 독특한 성분과 적당한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약국체인 부츠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15초마다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한국 뷰티 업체들의 영국 내 매장 확장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 소매업체 모이다는 지난해 12월 웨스트 런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 첫 영국 매장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런던 중심부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한국 뷰티 소매업체 퓨어서울은 현재 영국 전역에 8개 매장을 운영하며 올해 2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부동산 회사 새빌스의 런던 사무소 소매 전문가 매트 피터스는 "이런 브랜드들은 서양 고객에 집중하면서도 한 지역 안에서 다른 아시아 중심 사업체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움직임"이라며 "K-뷰티가 영국에 들어온 지 5년이 넘었고, 다양한 소매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소비자들이 다른 분야에서는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약국과 뷰티 분야 지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 바클레이즈 자료를 보면 이 분야 지출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0.2% 많았다.
K-뷰티 인기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방탄소년단 같은 세계적 스타와 함께 한국의 음식,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K-뷰티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게 됐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28살 아이크 로슨은 "K-드라마를 보면서 K-뷰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달팽이 뮤신 세럼 같은 제품이 내게 잘 맞아 2023년에는 스킨케어 제품을 사러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27살 조지아 스푸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K-뷰티를 알게 됐는데, 이제는 더 많은 가게가 생기면서 주류가 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K-뷰티 소매업체들이 런던을 넘어 영국 전역으로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이다는 올 여름 달팽이 점액 등 스킨케어 제품을 새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위한 추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영국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제품의 강점은 기존 고급 브랜드 제품보다 싸면서도 독특한 성분을 갖춘 점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태포드 연구원은 "K-뷰티 제품은 기존 고급 브랜드 제품 가격의 일부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과 성분으로 쉽게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