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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진 GM·포드...트럼프 “관세 올려도 차 값 올리지 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시각) 시행되는 자동차, 주요 부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에 차 값을 올리지 말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시각) 시행되는 자동차, 주요 부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에 차 값을 올리지 말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미국 디트로이트 빅3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빅3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모든 수입 자동차와 주요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1차 충격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빅3에 전화를 걸어 관세가 매겨졌다고 미국 내 차 값을 올리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관세 부담을 자동차 업체들이 온전히 부담하라고 대놓고 압박한 것이다.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3개국 합작사인 스텔란티스는 충격이 덜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자동차는 차 값을 올리지 못할 경우 올해 순익을 관세로 모두 날려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 값 동결해"


WSJ에 따르면 이달 초 미 주요 자동차 업체 경영진과 전화 통화를 한 트럼프는 다음달 2일부터 자동차 관세를 물리기로 한 뒤 곧바로 이들 자동차 업체에 다시 전화를 돌렸다.

트럼프는 이번 전화에서 관세가 매겨졌다고 미국에서 차 값을 올리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이 직접 손 보겠다는 경고였다.

소식통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면서 관세 인상분을 고스란히 흡수해 올해 순익을 모두 날리든가, 아니면 차 값 인상으로 백악관의 보복에 직면하든가 양자택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근 줬잖아"


트럼프는 이번에도 궤변을 내놨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전기차 의무화 규정을 폐기하는 선물 보따리를 자동차 업체들에 안겨줬기 때문에 이들이 관세를 흡수할 만큼의 여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는 자동차 업체들에 자신의 관세가 실제로 미 자동차 업체들에 얼마나 이득이 될 것인지도 설파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관세 부과로 미국에 제조업 기반이 다시 만들어지고, 산업 전체로도 더 나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 외에 대안 없어"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들과 부품사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트럼프의 미 제조업 부활 정책 지지 여부를 떠나 실제로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직접 전화로 차 값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까지 하면서 이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동차 부품업체 리어의 레이 스콧 최고경영자(CEO)는 “관세는 어떤 수준에서건 상쇄되거나 흡수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모건스탠리는 27일 분석노트에서 미 자동차 딜러들이 신차 공급 물량을 2~3개월 분 확보하고 있어 적어도 5월까지는 관세 충격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재고가 소진되면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차 값이 11~12% 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차 값 인상에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어떤 보복을 단행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자동차 업체들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들이 많아 다양한 보복에 직면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고 곧바로 빅3에 차 값 동결을 압박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에서 경제 성장, 증시 호황이라는 선거에서 질 수 없는 패를 들고도 당시 집권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에게 패한 것이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트럼프에게도 인플레이션은 두려운 악재다.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한 것으로 확인되면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등을 돌리고 자신의 정책 어젠다도 집권 후반 탄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먹구름 가득


UBS 애널리스트 조지프 스파크는 27일 분석노트에서 차 값 인상이 없으면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가 올해 포드와 GM의 순익을 완전히 상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전망이 반영되지 않은 GM과 포드 목표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뜻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GM이 약 140억 달러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월 이후 전망치가 높아졌다.

포드는 약 76억 달러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높은 불확실성 속에 포드와 GM의 내년 주당순익(EPS)을 근거로 한 주가수익배율(PER)이 고평가 돼 있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세 충격에 내몰린 포드와 GM 주가에 먹구름이 한가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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