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전쟁, 사이버공격, 감염병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위기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8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재난대비·위기관리 책임자인 하지아 라흐비브 집행위원을 통해 “오늘날 유럽이 직면한 위협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며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경고했다.
라흐비브 위원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 시민 모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식량, 물, 전력, 통신 등 주요 기반시설이 차단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위기 발생 시 최소 3일 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기본 생필품을 사전에 비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각국 정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실질적인 위기 대응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시민들은 식수와 즉석 식품, 손전등, 라디오, 구급약품, 보조 배터리 등을 갖춰야 하며 위기 상황 발생 시 행동 요령도 숙지해 둘 것을 권고 받았다.
EU는 각국 정부에도 전력망·수도·통신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기후 재난과 전염병 확산에 대비한 종합 훈련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이변, 디지털 기반시설에 대한 해킹 위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감염병 재확산 가능성 등 복합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는 “EU가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이런 경고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원 중단을 선언한 이후 유럽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