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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재 기업들, 내수 침체로 해외 진출 가속화

식품·생활용품 제조사들, 가격 하락에 이익 감소 직면
일부 해외 진출 기업은 "중국의 과잉 생산량 덤핑" 비판받아
중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자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자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주요 식품 및 생활용품 기업들이 자국 내 수요 침체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해외 성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일부 국가로부터 과잉 생산량을 해외로 덤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27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 유제품 산업의 선두 주자인 멍뉴(Mengniu Dairy)는 2024년 매출이 10% 감소한 886억7000만 위안(약 122억 달러)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98% 감소한 1억450만 위안에 그쳤다. 멍뉴의 가오페이 CEO는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을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 수요"와 "업계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설명했다.

특히 뉴의 주력 사업인 액상 우유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하며 타격을 입었다. 비용 절감으로 손실을 일부 상쇄했지만, 호주 자회사 벨라미스를 포함한 영업권 및 무형 자산 손상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

티슈와 일회용 기저귀의 주요 생산업체인 헝안 인터내셔널 그룹도 2024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23억 위안을 기록했다. 후이칭라우 CEO는 "해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올해는 "예년보다 해외 사업 전개를 중요한 전략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우 CEO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핀둬둬와 더우인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의 가격 전쟁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헝안의 24박스 티슈 팩은 핀둬둬에서 33위안에 판매되는 반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에서는 62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생수 제조업체 농푸스프링도 연간 매출과 순이익이 1% 미만 성장하는 데 그쳤으며, 특히 포장수 사업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59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농푸스프링 설립자 중샨샨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비판하며 이를 "좋은 돈을 몰아내는 나쁜 돈"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약한 고용 전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을 억제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2025년 첫 두 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율 0.1% 하락했으며, 이는 식품 및 소비재 가격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로부터 과잉 생산량을 해외로 덤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리창 중국 총리는 이달 초 "치열한 생존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포괄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에 진출한 일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업체인 WH 그룹은 유럽과 미국에서의 실적 호조가 중국의 포장육 및 돼지고기 판매 감소를 상쇄했다고 발표했다. WH 그룹의 중국 내 포장육 판매는 "시장의 유효 수요 부족"으로 8% 감소했지만, 유럽에서의 판매는 스페인 육류 생산업체 아르갈 인수 덕분에 25% 증가했다.

WH 그룹 완롱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확장을 계속 가속화할 것이며 중국에서는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가 미국의 탄력적인 수요와 그룹의 글로벌 입지 덕분에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사례로는 수집용 장난감 기업 팝마트가 있다. 팝마트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9% 증가한 31억 위안을 기록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겨로 유명한 이 기업의 중국 본토 매출은 52% 성장했으며, 해외 매출은 거의 5배 증가했다.

팝마트의 왕닝 CEO는 2025년에 총매출을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해외 매출 비율을 2024년 39%에서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1분기 국내 실적이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덧붙였으며, 이러한 발언 이후 홍콩 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11% 이상 상승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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