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외자 유치에 호응하나?...관세 불확실성 우려도
DEI 정책은 대부분 유지키로..."지속가능한 성장에 중요"
DEI 정책은 대부분 유지키로..."지속가능한 성장에 중요"

조사에 응답한 144개 기업 중 28.3%는 미국에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20.5%는 확장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0.8%는 현재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향후 진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미국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기업 중 약 75%가 판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50.8%), 인수합병(47.6%), 스타트업 투자(34.9%)가 그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전기 장비, 식품, 기계 및 재료 분야의 기업들이 특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구체적인 투자 사례로는 닛신 푸드 홀딩스가 47년 만에 처음으로 올 8월 미국에 인스턴트라면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스미토모 케미컬은 반도체 제조용 세정 용제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2월 28일부터 3월 19일까지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41.4%의 기업 리더가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거나 신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답해 지난해 12월 조사(16.9%)보다 크게 증가했다.
식품 도매업체 미쓰비시 쇼쿠힌의 유타카 쿄야 사장은 일본 정부가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세금 감면"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일본 기업들에게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일본 기업들에게 추가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임원의 73%가 정책 불확실성을 미국 내 사업 확장과 관련된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이행을 여러 차례 연기해 왔으며, 4월 2일에 발표될 예정인 상호 관세도 특정 국가나 제품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산토리 홀딩스의 니이나미 다케시 회장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감안할 때, 관세를 얼마나 계속 인상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관세 외에도 미국의 높은 인건비도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이이치 생명 연구소의 쿠마노 히데오 수석 경제학자는 "미국에서 치솟는 인건비를 감당할 가치가 없어 포기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이러한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86.6%는 북미에서 DEI 지침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변경을 계획하거나 고려 중인 기업은 8.4%에 불과했다.
쿠보타의 유이치 키타오 사장은 DEI를 촉진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스미토모 케미컬의 케이이치 이와타 사장은 "일본의 DEI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와 증권 그룹의 오기노 아키히코 사장은 "세계적인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일본 기업이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말하며 DEI 정책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