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 시 생산성 향상 위해 출근제 전환 서둘러

구직 전문 사이트 링크트인에 올라온 구인 광고 중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 가능 일자리는 전체의 20%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구직자의 60%가량이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 일자리에 지원서를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사 관리 전문 솔루션 업체 뱀브HR에 따르면 현재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자의 절반가량은 주 5일 출근을 강요하면 퇴직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24년 S&P500지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대체로 출근제를 시행해야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회사의 주가가 내려가면 경영진은 출근제 의무화 조처를 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도 출근제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측은 직원 채용이 쉬워지면 재택근무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미국 노동시장의 수요 상황을 보여주는 구인 규모가 1월 들어 소폭 증가했다. 미국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올해 1월 구인 건수는 774만 건으로 전월 대비 23만2000명 증가했다. 작년 9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3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완만한 반등 흐름을 보인다.
그러나 2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전망에 다소 못 미치고 실업률도 소폭 상승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5만1000명 증가했다. 2월 실업률은 4.1%로 1월의 4.0%에서 상승해 노동시장이 약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일부 기업들은 출근제를 직원 해고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 등은 출근을 거부하는 직원을 해고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부터 재택근무를 없애고 주 5일 사무실 출근제를 시작했다. 아마존은 팬데믹 당시에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한 뒤 2023년 5월부터는 최소 주 3일은 회사에 출근하도록 했다.
미 서버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는 최근 완전 출근제로 복귀했다. 델은 그동안 주 3일 출근제를 시행하다 주 5일 출근제로 바꿨다.
통신업체 AT&T와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골드만삭스 등도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을 없애고, 출근제로 전환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 테크는 아직 주 3일 출근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구글은 주 5일 출근을 독려하고 있다.
부동산 관리 회사 캐슬 시스템(Kastle Systems)에 따르면 지난 1월 마지막 주 미국 10개 주요 도시의 사무실 점유율이 평균 54.2%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무실 점유율이 높아진 이유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줄이고, 출근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