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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발 관세 압박에 韓·中 경제협력 가속 가능성

“10년 된 FTA 업그레이드 논의될 듯”
태극기(아래)와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극기(아래)와 오성홍기.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중국과 한국의 경제 협력을 되레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양국이 체결한 지 10년이 지난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하고 동아시아 경제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어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간 문화 교류와 경제 협력이 미·중 갈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다시 탄력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23일(현지 시각) 내놨다.

SCMP는 최근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과 문화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BTS 멤버 제이홉의 ‘Hope on the Stage’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이달 초 서울을 찾은 중국 상하이의 대학생 우비비안은 “중국이 K팝 스타들에게 문호를 더 개방할 것이라는 뉴스를 봤다”면서 “문화 교류가 양국 관계에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소비 행위를 넘어 양국 민간 교류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이 같은 팬덤 문화와 민간 교류는 양국 간 회복탄력성이 가장 높은 연결고리”라면서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제·문화적 연계는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중 양국은 연간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투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와 미국의 군사적 개입 등으로 양국 관계는 냉각기를 거쳤다.

다만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미국이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한국이 역내 경제 공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SCMP와 한 인터뷰에서 “한·중 FTA는 이미 체결된 지 10년이 넘었으며, 지금은 이를 고도화하고 보다 정밀한 협력 체계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 간 FTA는 지난 2015년 정식 발효됐으며 현재는 서비스·투자 부문에서 2단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최근 들어 한·중·일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동아시아 경제 통합 논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CMP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재등장하면서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타격을 입게 되면 중국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양국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전망했다.

SCMP의 이 같은 보도는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와 최근의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문화와 경제 양면에서 한국과의 관계 복원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SCMP는 “정치적으로는 갈등이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공동의 위협 앞에서 실리 외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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