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만 달러 가격 인상 가능성, 경쟁력 큰 타격 우려

보도에 따르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약 12개 외국산 모델이 이달 초 발효된 25% 추가 관세의 영향권에 놓였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작년 미국에서 판매된 약 30만 대의 차량에 해당하며, 전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약 2%를 차지한다.
◇ 명품차 브랜드, 관세 충격에 비상 대응
BMW 3시리즈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리미엄카로 꼽혔으며, "미션 임파서블" 영화의 추격 장면에도 등장했던 인기 모델이다. 이 차량은 최근까지 미국 수입 시 2.5%의 관세만 부과됐으나, 현재는 27.5%로 관세율이 급증했다. BMW 딜러들에 따르면 스티커 가격이 약 4만7000달러(약 6888만 원)인 이 자동차에 최대 1만 달러(약 1465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BMW 북미 사업부는 딜러들에게 오는 5월 1일까지 추가 25%의 관세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전달했다. 뉴저지주 이턴타운 서클 BMW의 공동 소유주 톰 드펠리스 3세는 "앞으로 두 달 동안 엄청난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도 "그 이후는 누가 알겠느냐"고 우려했다.
BMW는 지난주 새로운 관세로 올해 수익이 약 10억 달러(약 1조4655억 원)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유무역협정(FT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북미에서 더 많은 공장 작업을 기반으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USMCA 발효 후 멕시코산 무관세 차량 비율 급증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에 따르면, USMCA가 발효된 2020년 7월 1일 이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완성차 중 무역자유화 지위 없이 수입되는 차량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산 자동차의 경우 USMCA 발효 직후 약 9%에서 최고 약 20%까지 급증했다가 이후 약 14%로 다소 감소했다. 반면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차량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이며, 대체로 2%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BMW는 2019년 3시리즈가 조립되는 멕시코 공장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나, 1년 후 트럼프가 협상한 USMCA가 발효되면서 차량 부품의 일정 비율을 북미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BMW 대변인은 생산이나 수입에 대한 가능한 조정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라이트먼은 BMW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SUV를 생산하고 있지만, 3시리즈 생산량을 옮길 공간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에서 자동차를 운송하는 것이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산 수입차도 타격... 볼보·포드· GM 등 영향
아우디의 인기 모델인 Q5 SUV도 25% 관세의 또 다른 초기 희생자로,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며 시작 가격이 4만5400달러(약 6653만 원)이다. Q5는 아우디의 가장 많이 팔린 미국 모델로, 작년 전체 미국 차량 판매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폭스바겐의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 대변인은 복잡한 상황에서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되는 수입세와는 별개로, 중국산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중국 지리자동차(Geely Automobile)가 소유하고 있는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Volvo)를 곤경에 빠뜨렸다. 볼보 대변인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EX30 전기차가 이미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정한 100% 관세에 이어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고 밝혔다. 볼보는 올해 말에 벨기에의 한 공장에서 모델을 수입하기 시작할 계획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수입 자동차에 대한 수입세도 곧 시행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중국에 본사를 둔 로터스 테크놀로지 대변인은 23만 달러(약 3억3700만 원)의 '전기 하이퍼 SUV'를 판매하면서 이미 관세에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포드 자동차와 제너럴 모터스(GM)는 모두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를 위해 중국산 수입에 의존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포드의 링컨 노틸러스 SUV는 최근 몇 달 동안 브랜드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GM의 뷰익 브랜드는 판매량의 약 4분의 1을 중국산 엔비전 SUV에 의존했다. GM 대변인은 중국의 관세가 전체 사업에 "의미 있는 재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으며, 포드는 논평을 거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