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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식탁 물가’ 급등...계란·오렌지 주스·커피 가격 큰 폭 상승

계란 한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계란 한판.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계란, 오렌지 주스, 커피 등 아침 식사 필수품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달 계란 가격이 전년 대비 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5.2%에 달했다. 전체 식료품 물가 역시 전년 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내 대형 등급 A 계란 한 다스(12개)의 평균 가격은 1월 기준 4.95달러(약 7150원)로 지난해 1월의 2.52달러(약 3640원)에서 거의 두 배가 됐다. 이는 2023년 1월 기록했던 기존 최고가인 4.82달러(약 6960원)를 넘어선 것이다.

◇ 계란값 폭등 원인, 조류 인플루엔자


계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분석됐다.

데이비드 앤더슨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산란계 수와 계란 생산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계란을 생산하는 닭(산란계) 개체 수 감소뿐 아니라 새로 키우는 병아리(풀렛)도 조류 독감으로 피해를 입어 공급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란 생산량은 91억2000만개로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했다. 농무부는 올해 계란 가격이 20.3%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최악의 경우 45.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대형마트 업계, 계란 구매 제한 조치


계란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트레이더 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계란 공급 문제로 인해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고객당 하루 한 다스의 계란 구매 제한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 등 다른 대형 유통업체도 유사한 조치를 도입했다.

외식업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내 대표적인 브런치 체인인 와플 하우스는 “계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모든 메뉴에서 계란당 0.50달러(약 72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가격 변동이 일시적이길 희망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오렌지 주스·커피 가격도 상승세


음료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냉동 비탄산 주스 및 음료 가격은 전년 대비 7.7% 올랐으며 커피 가격 역시 3.1% 상승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의 경우 7.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존 머피 코카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농산물, 특히 오렌지 주스와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렌지 주스 가격 상승의 원인은 자연재해와 병해충으로 꼽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의 영향으로 오렌지 농장이 큰 피해를 입었고, 시트러스 그리닝이라는 치명적인 감귤병이 확산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브라질도 엘니뇨 영향으로 오렌지 생산량이 감소했다. 아리엘 싱거만 플로리다 시트러스 연구소 연구원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엘니뇨 기상 패턴이 브라질의 오렌지 농장에 영향을 미쳐 공급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커피 가격도 상승세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커피 선물 가격은 최근 2주간 급등해 지난 10일 기준 파운드당 4.30달러(약 6210원)에 육박했다. 이는 2024년 4분기 말 3.20달러(약 4620원) 대비 34%나 오른 수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달러(약 1440원)대였던 가격과 비교하면 큰 상승폭이다.

웰스파고 애그리푸드 연구소의 브래드 루빈 연구원은 “엘니뇨 현상과 저조한 작황이 글로벌 커피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남미와 중미 지역이 평년보다 낮은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2025~2026년 브라질산 아라비카 커피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와 베트남 등 주요 생산국들도 악천후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식료품업체 J.M. 스머커와 큐리그 닥터페퍼는 원두 가격 상승을 반영해 소비자 가격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큐리그 프리미엄 커피 캡슐의 소비자 가격이 개당 0.55달러(약 790원)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원두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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