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이 맞물려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받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달러와 금을 통한 위험 분산을 권고했다.
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는 고객 메모에서 "전술적으로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둔화된 거시경제 모멘텀 및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식시장의 조정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조정은 일반적으로 최근 고점 대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달 24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들어서만 약 3.5% 상승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수는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의 보복 관세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키울 것으로 봤다.
중국은 지난 3일부터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30일 동안 유예한다고 밝혔다.
뮐러-글리스만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및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 및 이에 따른 보복 조치로 인해 거시경제 전망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최종 결과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전망을 크게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인상은 글로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및 정책 조합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동안 주식시장의 하락에 대비한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특히 ”단기적으로 채권이 주식시장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옵션거래와 달러 및 금과 같은 자산을 활용한 위험 헤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