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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튀르키예‧사우디 가세…'글로벌 기가팩토리 유치전’ 격화

테슬라가 지난달 연례주주총회서 밝힌 2030년까지 필요한 공장은 10여 곳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5. 테슬라 본사도 겸하고 있는 이 공장은 독일 베를린 인근에 위치한 기가팩토리4에 이어 완공됐기 때문에 기가팩토리5로 불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5. 테슬라 본사도 겸하고 있는 이 공장은 독일 베를린 인근에 위치한 기가팩토리4에 이어 완공됐기 때문에 기가팩토리5로 불린다. 사진=로이터
테슬라의 전기차 조립공장 기가팩토리를 유치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테슬라 전기차 공장을 유치하기로 하고 테슬라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18일(이하 현지 시간) 단독 보도했다.

WSJ는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석유경제 중심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 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WSJ는 양측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확정적으로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측도 WSJ의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관심이 있는 나라는 사우디에 그치지 않는다. 튀르키예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테슬라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우디·튀르키예·인도네시아·인도·한국도 유치 의사 밝혀

외신에 따르면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 있는 튀르케비센터(터키하우스)에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튀르키예에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동은 에르도안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지난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머스크와 만나 관세 인하를 비롯한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며 차기 기가팩토리 후보지에 인도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기가팩토리 유치에 나서 테슬라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은 인도네시아가 기가팩토리를 유치하기로 테슬라 측과 잠정 합의했다고 지난 1월 보도하기도 했으나 확정됐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기가팩토리는 아니더라도 니켈과 관련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머스크를 만난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 조정장관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9월 말이나 10월 머스크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대규모 투자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실은 머스크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기가팩토리를 한국에 지을 것을 요청받은 뒤 “한국은 투자 후보지로 매우 흥미로운 곳이며 최우선적인 후보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후속 소식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 비해 한국은 투자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머스크가 2030년까지 필요하다고 밝힌 기가팩토리는 10여 곳

기가팩토리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나라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신축을 결정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은 테슬라의 생산량 확대 계획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테슬라가 현재까지 목표하고 있는 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생산량을 2000만 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생산량이 약 130만 대였으므로 8년 사이에 1400%나 확대하겠다는 매우 야심 찬 계획인 셈이다.

이 계획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이 계획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테슬라가 필요로 할 것으로 머스크 CEO가 예상하는 기가팩토리는 10여 곳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4일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판매량 2000만 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0여 개 정도의 공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언급한 공장이 ‘기가팩토리만’ 가리킨 것이라면 앞으로 테슬라 입장에서 추가로 필요한 공장은 5개 남짓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성공한 멕시코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테슬라 공장 유치에 관심을 표명한 나라가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므로 산술적으로는 각 나라마다 가능성은 있는 셈이다.

다만 테슬라 입장에서는 나라별로 배분할 이유는 없고 자사의 이해타산에 맞춰 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산술적인 전망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기준 따라 변하는 테슬라 전기차 공장, 정확한 현황은


테슬라의 전기차 조립공장 현황을 파악하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미국 안에 있는 공장과 외국에 있는 공장에 걸쳐 일관된 명칭이 쓰이지 않고 있어서다.

테슬라 조립공장에 ‘기가’라는 이름을 쓰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결론적으로 '기가'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공장, 즉 기가팩토리만을 기준으로 하면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공장은 5곳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미국에서 3곳, 해외에서 두 곳이 현재 가동되고 있다.

미국에 위치한 공장은 지난 2016년부터 조업에 들어간 기가팩토리1(기가 네바다),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기가팩토리2(기가 뉴욕), 가장 최근 만들어졌고 테슬라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가팩토리5(기가 텍사스)다.

해외 공장은 중국 상하이의 기가팩토리3(기가 상하이), 독일 베를린 인근에 위치한 기가팩토리4(기가 베를린)에다 멕시코의 기가팩토리6(기가 멕시코)가 추가되면서 3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나, 현재 기준으로는 2곳이다.

그러나 기가라는 표현을 테슬라가 도입하기 전부터 가동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까지 포함하면 총 6곳이 된다.

여기에다 멕시코에서 곧 착공될 예정인 공장까지 합하면 총 7곳이 된다. 멕시코에 지어질 공장의 이름이 기가팩토리6인 이유는 가장 최근 완공된 기가팩토리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기가팩토리5라서다.

따라서 WSJ가 전망한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에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들어선다면 순서상 기가팩토리7이 되는 셈이다. 사우디가 아니더라도 멕시코 공장 다음에 지어지는 기가팩토리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일곱 번째 기가팩토리가 되는 이유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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