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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일본, 알래스카 LNG 사업에 냉담…美 압박에도 외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왼쪽 셋째)가 지난달 대만을 방문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오른쪽 여섯째)을 비롯한 대만 정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만 총통부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왼쪽 셋째)가 지난달 대만을 방문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오른쪽 여섯째)을 비롯한 대만 정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만 총통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미국 알래스카주가 추진 중인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 ‘AKLNG’를 두고 아시아 주요국의 반응이 냉담하다고 알래스카주 유력 매체 앵커리지데일리뉴스가 9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앵커리지데일리뉴스에 따르면, AKLNG는 알래스카 북부 유전지대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약 800마일(약 1287㎞)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송관을 설치하고 이를 아시아에 수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대만·한국·일본 중 어느 나라도 공식적인 투자나 구매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알래스카가스개발공사(AGDC)와 민간 파트너 글렌파른은 해당 사업을 ‘탈석탄을 추진 중인 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에너지 해법’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실제로 외국 투자는 전무한 상태라고 앵커리지데일리뉴스가 전했다.

특히 지난달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대만을 방문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회담을 하고 에너지 협력을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대만 측은 ‘비공개·비구속적 의향서’만을 교환했을 뿐 구매 계약이나 투자 약속은 밝히지 않았다.
대만의 에너지 활동가 안젤리카 웅은 “미국산 LNG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대만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알래스카 인프라 건설까지 지원해야 한다”면서 “비싼 식사를 사 먹기 위해 내가 당신의 식당을 지어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역시 미온적인 태도다. 이번 주로 예정된 미·한 에너지 협력을 위한 무역 논의를 앞두고 한국 내 여론은 ‘국내 권한 없는 비선 권력의 결정’을 우려하며 LNG 수입 확대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LNG 수입량은 최근 수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줄었으며, 정부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AKLNG 일본 공동 참여’ 구상을 발표했지만 실제 사업 주체인 AGDC 측은 미 상원 자원위원회에서 “일본과의 공식적인 공동 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저팬타임스는 “일본 정부는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참여를 결정한 바 없다”고 전했으며, 오사카가스 사장은 “미국산 LNG를 당분간 추가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라 퍼먼 페어뱅크스기후행동연합 공동대표는 “대만·한국·일본 모두 자국 내 에너지 해법을 모색 중이지만 알래스카가 기대하는 수출 시장이 결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면서 “지금처럼 외교 마찰까지 불러오는 무리한 접근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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