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1일 일본으로부터 다소 충격적인 뉴스가 하나 전해졌다. 일본은 그간 1967년 제정된 '외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외환법)'에 기반을 둔 무기수출 3원칙을 지켜왔다. 이 3원칙은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에 의해 무기 수출이 금지된 국가, 국제 분쟁의 당사국 또는 발생 우려가 있는 국가 등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법률 토대였다.
일본은 지난 2014년 아베 신조 내각 시절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새로 제정하고 일정한 요건 하에 무기 수출과 공동 개발을 비전투 목적에 한하여 살상능력이 있는 무기의 수출을 제한해 왔다. 일본은 21일 이를 개정해 무기 수출 대상은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미국, 영국, 호주 등 17개국으로 한정한다지만 사실상 아베 신조 내각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통국가화’, ‘전쟁 가능 국가’라는 목표에 더더욱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에게 이 소식은 사실 매우 불편한 소식이다. 우선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K-방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동남아와 호주 등에서 가장 먼저 K-방산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 확대보기현재 일본은 필리핀에 모가미급 호위함의 수출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HD현대중공업 역시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Re-horizon 3)의 일환으로 각종 호위함, 초계함, 원해경비함 등을 일부 계약했거나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 그 밖에도 6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FA-50 경공격기 추가 수출 등 필리핀에서 이미 신뢰 관계를 쌓은 우리나라에게 일본의 세계 방산시장 진입은 결코 달가운 뉴스일 수 없다.
필리핀 이외에도 일본은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수출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크며, 그간 가성비를 앞세운 우리나라의 정밀유도무기체계도 기술력과 신뢰도를 앞세운 일본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일본 방위산업의 새로운 도전은 결국 우리나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문제는 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하는 것이다.
단기로는 그간 실전에서 보여준 한국산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가성비, 그리고 납기를 준수하는 K-방산의 강점을 더욱 보강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일본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산 무기체계와 호환성을 더욱 높여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방위산업의 특성상 패키지 딜과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일본의 자본력에 직접 맞설 필요도 있다.
중장기로는 AI, 첨단기술 등 연구개발(R&D)에 과감한 투자를 서둘러 초정밀 센서, 시스템 통합, 스텔스 기술 등에서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초대형 방산 기업’을 키우고 이러한 기업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대형 방산기업이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고립된 수출'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이 필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보통국가화'는 반드시 곧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일본은 비록 1940년대지만 1945년 제2차 세계대전까지 모두 13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했으며, 비록 소모품으로 쓰이기는 했으나 1만기가 넘는 제로센 전투기를 운용한 나라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장 1980년대만 생각해 보아도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제 가전 제품이 전세계에 넘쳐난 시기가 있었다. 그러한 나라가 이제 K-방산의 경쟁자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의 비상한 각오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광호 전북대학교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