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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항아리에 숨긴 현금까지 찾아내는 국세조사관 영웅들

현실판 추적자' 국세청 직원 56인의 파격 승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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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박영범 세무사 YB세무컨설팅 대표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의 숨겨진 돈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통쾌한 장면,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16일, 국세청에서 아주 특별한 발표가 있었다. 묵묵히 현장에서 땀 흘리며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 56명을 특별 승진시킨 것이다. 국세청이 생긴 이래 60년 동안 이어져 온 '연공서열' 관행을 깨고, 오직 '실력'과 '성과'만으로 평가한 파격의 결정이라 많은 화제가 됐다. 우리 국민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준 국세 조사관 56명 영웅 이야기다.

보통 공무원 조직하면 '순서대로 승진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번 국세청 인사는 달랐다. 국세청장은 "누구의 부탁이나 인맥으로 승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인사권까지 과감히 내려놓았다. 대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을 직접 뽑는 '블라인드 평가'를 60년 만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윗선의 입김을 싹 없애고, 1차 추천부터 마지막 무작위 동료 평가까지 3단계의 깐깐한 검증을 거쳤다. 그야말로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일꾼'들만 걸러낸 셈이다.

그렇다면 이 56명의 직원은 대체 어떤 엄청난 일을 해냈길래 동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을까요?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우선, 세금을 안 내려고 별별 곳에 재산을 숨겨둔 체납자들을 끝까지 쫓아갔다. 중부청 한효숙 조사관은 내연녀 아들의 집에 숨어 지낸 체납자를 찾아냈다. 집안을 샅샅이 뒤진 끝에 책갈피에 숨긴 예금증서와 장독대 '소금항아리' 속에 파묻어둔 현금을 몽땅 찾아내 세금을 징수했다.

중랑세무서 정화영 조사관은 지자체와 힘을 합쳐 CCTV를 끈질기게 분석했. 마침내 바느질로 꼼꼼하게 밀봉해 둔 등산 가방 안에서 엄청난 양의 현금과 골드바를 찾아내는 쾌거를 이뤘다.
눈에 띄지 않게 교묘한 방법으로 부를 물려주거나 갑질을 하는 행위도 이들의 레이더망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청 김현우 조사관은 가짜 이름(명의신탁)을 이용해 회사를 편법으로 물려받으려는 현장을 잡기 위해 밤새 대치했다. 결국 열쇠공을 불러 굳게 닫힌 사무실 문을 열었고, 손으로 직접 쓴 '진짜 주주명부'를 찾아내 꼼수를 막아냈다.

부산청 강민규 조사관은 대리운전 플랫폼 업체의 갑질을 파헤치기 위해 무려 5년 치의 거래 내역을 분석했다. 결국 가짜 거래를 적발해 고발까지 했다.

세금을 걷는 것만큼, 억울하게 국가 예산이 새어나가지 않게 법정에서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대구청 정수호 조사관은 거의 10년에 가까운 기나긴 재판(행정/민사소송) 동안 단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일명 '송무국 에이스'다. 특히 재산 은닉 관련 재판에서 최초로 승리하며 천문학적인 액수의 국민 세금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냈다.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보상받는다."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번 국세청의 파격 인사는 이 평범한 진리를 공직 사회에 제대로 보여준 훌륭한 사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며 우리의 소중한 세금을 지켜낸 분들이 제대로 된 박수를 받게 되어 참 다행이다.
이번 승진이 그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일 잘하고 정직한 사람이 대우받는' 멋진 조직 문화로 굳게 자리 잡기를 응원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정부의 모습일 테니까요.

박영범 세무사 YB세무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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