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율 좌우하는 핵심 소재, 100% 독자 기술로 개발 성공
10나노 이어 5나노까지 라인업 확보…4조원대 필터 시장 정조준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수율(Yield)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지만,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독점해 온 '5나노(㎚) 공정용 케미컬 필터'가 마침내 국산화됐다. 필터 전문기업 시노펙스(Synopex)가 100% 독자 기술로 개발에 성공하면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공급망 의존도를 크게 낮출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10나노 이어 5나노까지 라인업 확보…4조원대 필터 시장 정조준
시노펙스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5나노 반도체용 케미컬 필터의 실물을 오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세미콘 코리아 2026(SEMICON KOREA 2026)'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용 케미컬 필터 시장은 오는 2032년 4조 1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의존 끊었다"…소재부터 장비까지 완전 국산화
5나노급 반도체 공정은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한 극한의 기술 영역이다.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 용액(Chemical)에 섞인 극미량의 오염물질조차 반도체 칩의 불량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나노 단위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고성능 필터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신장(腎臟)'으로 불린다.
10나노 이하의 첨단 공정용 필터는 기술 장벽이 높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시노펙스는 이번 개발을 통해 15나노, 10나노에 이어 최첨단 5나노 제품까지 라인업을 완성하며 기술 자립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완전한 기술 독립'이다. 이형일 시노펙스 FS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 5나노 필터는 핵심 소재인 ePTFE(확장형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멤브레인부터 생산 설비, 필터 모듈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며 "단순한 조립 국산화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소부장 독립을 이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시장 정조준…4조원 시장 열린다
시노펙스는 이번 '세미콘 코리아 2026'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공개한 10나노 필터가 이미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1차 성능 평가를 통과해 양산 적용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에 개발된 5나노 제품도 다음 달 중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S 인사이더(Insider)에 따르면, 반도체용 필터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2조 원에서 연평균 10% 성장해 2032년에는 약 4조 1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고성능 필터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후방 기지인 필터 분야의 국산화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노펙스의 초격차 기술력을 입증하고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시노펙스는 이번 전시 부스(코엑스 C홀 C736)에서 반도체용 필터 기술이 적용된 가정용 정수 필터 제품도 함께 선보이며, 방문객에게는 자체 필터 기술(ePTFE, MB)이 적용된 고성능 마스크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