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지난 13일 1475원 넘어서며 계엄 환율(1480원) 근접
당국의 구두개입과 한·미 팩트시트 공개로 환율 급락
당국, 국민연금과 추가 방안 논의 예고한 만큼 '다음 스텝' 주목
당국의 구두개입과 한·미 팩트시트 공개로 환율 급락
당국, 국민연금과 추가 방안 논의 예고한 만큼 '다음 스텝'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13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5원을 넘어서며 계엄 환율인 1480원을 위협했다. 이에 금융·통화당국 구두개입에 나서 시장 안정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오전에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외환시장에 대해 “외화수급 불균형 지속 시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구 부총리의 메시지 공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14.70원의 하락 폭을 보였다.
또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의 구두개입 메시지 발표 후에 추가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를 공개하면서 환율이 재차 하락했다. 해당 문서에는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면서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외환시장 안정에 관한 메시지가 공개되자 환율은 1452.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야간거래종가(15일 오전 2시)는 1453.1원이다.
1450원대로 내려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예고한 ‘다음 스텝’에 쏠리고 있다.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당국이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해 국민연금을 통한 달러 수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략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내부적으로 정한 환율을 넘어설 경우 보유한 해외투자 자산의 0~10% 범위를 조정하는 적극적인 운용 전략으로, 부수적으로 시장에 달러가 공급돼 환율 안정 효과가 나타난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국민연금 환헤지가 발동되는 조건(장기평균 분포를 벗어난 극단값의 5거래일 이상 지속)은 어제(13일)를 마지막으로 이미 충족했다”면서 “국민연금의 전술적 환헤지가 발동될 경우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은 서학 개미의 미국 주식시장 투자 확대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외신 인터뷰를 통한 매파적 발언 그리고 대미 투자 연간 200억 달러 등 국내 요인들과 미국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외신인 블룸버그TV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 한은의 공식적인 통화정책 경로는 인하 사이클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의 해당 발언이 금리 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이날 하루 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3년 국채 선물을 1조5352억 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 발작 현상마저 나타났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는 국채 선물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세를 확대했고, 이는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