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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갈아타기 1년] 보험사 적립금 100조 눈앞… DB형 쏠림에 수익률 3%대 그쳐

전체 적립금 76% DB형에 모여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0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사진=프리픽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0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사진=프리픽
지난해 10월말 개시된 ‘퇴직연금 갈아타기’ 제도가 시행 1년을 맞이했다. 과거 은행 중심이던 퇴직연금 시장의 자금이 증권사, 보험사로 이동해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0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최근 가입자가 직접 투자 결정을 내리는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 IRP 상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확정급여형(DB) 상품에 뭉칫돈이 모여 수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다. 국내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미국 증시의 꾸준한 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원리금 비보장형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생명·손해보험사의 16곳의 올 3분기 적립금 규모는 98조6922억원이다. 전년 동기(93조2656억원)와 비교했을 때 1년 새 5조원 넘게 모인 셈이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갈아타기 제도를 활용해 기존에 보유한 퇴직연금 계좌를 해지하거나 매도할 필요 없이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수 있다. 보험업권도 이 영향으로 적립금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은 크게 세 종류다. 투자 수요 증가에 따라 개인이 운용하는 DC형과 IRP로의 이동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보험사의 경우 여전히 DB형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DB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받게 되는 급여의 수준이 계약 체결 시에 결정된다. 개인이 아닌 기업이 가입자의 퇴직 적립금을 금융사에 맡겨 관리 및 운용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더라도 개인이 지게 되는 책임은 없으나 수익이 나도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다.

3분기 16개사의 DB형 적립금 규모는 75조3570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76%에 달한다.

다만 보험사의 DB형 퇴직연금 운용 실적은 3%대까지 추락했다. 16개사의 3분기 원리금보장 DB형 평균 수익률은 3.56%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4%대의 원리금보장 수익률을 유일하게 유지한 곳은 IBK연금보험(4.07%)이다. 보험사 중 DB형 적립금을 가장 많이 쓸어 담은 삼성생명(39조2408억원)의 원리금보장 수익률은 3.66%에 그쳤으며,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수익률도 4.84%에 불과했다.

시장은 저조한 DB형 수익률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보수적인 금융사들의 적립금 운용 행태를 지적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42개 연금사업자의 자사 DB형 적립금 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7개사가 적립금의 90% 이상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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