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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쇼핑·결제 시대 열렸는데… 국내 카드사 ‘걸음마’

비자·마스터카드 등 결제 전 과정에 AI기술 접목
앞으론 AI가 고객 대신 상품 탐색, 선택, 결제 수행
국내 카드사, 단순 상담 수준…글로벌 경쟁력 격차 확대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AI를 활용한 결제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다날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AI를 활용한 결제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다날
글로벌 결제시장 상거래 주도권이 기존 소비자 중심에서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면서 결제 패러다임이 대격변을 맞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기업들은 최근 결제 수단 선택, 가맹점·소비자간 양방향 네트워크 지원 등 결제 절차에 AI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쇼핑까지 알아서 AI가 대신하는 셈이다. 국내 카드사들도 AI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전통 사업구조가 중심이어서 글로벌 격차가 커질 거란 우려다.

15일 여신금융업계와 하나금융연구소 등에 따르면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기업들이 AI기술과 이커머스 생태계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I가 결제까지 책임지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가 현실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오는 2030년까지 AI 에이전트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의 25%(약 9조 달러)를 차지할 거라고 내다봤다.

비자는 지난 4월 연례 행사에서 ‘Visa Intelligent Commerce(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 개발자에게 자사 결제 네트워크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사람만 결제 주체였으나, 이제는 AI가 고객을 대신해 상품 탐색과 선택, 결제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비자는 이를 위해 AI 전용 가상카드(AI-Ready Card)를 도입했다. 고객 카드 정보를 토큰화된 데이터로 변환해 보안을 강화하고, AI 에이전트가 결제 한도와 조건을 설정한 뒤 대리 결제에 나선다. 고객이 조건만 지정하면 AI가 알아서 쇼핑과 결제를 처리하는 셈이다. 비자는 또 Anthropic, IBM, Microsoft,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안전한 AI 커머스 생태계 구현에 나섰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결제망을 AI 개발자에게 개방하거나, AI가 고객 대신 결제하는 구조는 낯설다. AI를 활용하더라도 단순 고객 상담이나 마케팅 서비스에 그치는 단계다. 그나마 삼성카드와 BC카드는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관련 사업을 고심하는 중이다.

삼성카드는 광고 심의, 챗봇 서비스, 초개인화 마케팅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BC카드는 AI 기반 OCR(광학문자인식)을 통한 상품 안내장 자동화 서비스와 가맹점 정보 최신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카드는 AI 챗봇을 통해 카드 상품 비교와 발급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모두 내부 업무 효율화나 고객 응대 수준에 머무른다.

특히 AI에게 결제 권한을 부여하려면 보안, 법제도, 소비자 보호 장치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국내는 아직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카드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요구한다. AI 기반 결제시장 선점 경쟁이 글로벌에서 본격화하는 만큼 전략적인 도입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서유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AI가 결제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상거래 주도권이 소비자에서 AI로 점차 이동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결제 경험 고도화 및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 인프라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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