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오는 29일 금통위 성장률 전망치 하향, 기준금리 인하 단행할 듯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역성장 쇼크에 기관들이 연간 경제성장률 0%대 추락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기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해 지면서 한은은 이달 수정 경제 전망에서 기존 성장률 전망치(1.5%)를 추가 하향하고,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4~5회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전쟁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경기부양 필요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6일 금융권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1분기 성장률 예측이 크게 빗나간 만큼 연간 성장률 전망도 0.9~1.2%로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성장률(전기대비)이 한은이 당초 전망한 0.2%에서 0.4%포인트나 낮은 -0.2%로 집계되면서 이달 수정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 추가 하향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2월에 전망했던 1.5%보다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올해 성장률은 낮추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에 성장률를 낮추면 최종 금리 수준도 어느 정도로 낮춰야 되는지에 대해 금통위원들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최종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최종금리 수준도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성장률 쇼크 이전에는 최종금리 수준을 2.00~2.25%로 보는 예상이 많았다. 한은이 보는 명목 중립금리 중간값은 2% 중반 정도인데 경기 대응을 기준금리를 더 내리더라도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명목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를 의미하는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기준점이 된다.
하지만 성장률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연말 한국의 기준금리가 1.75%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현재 연 2.75%에서 0.25%포인트씩 인하된다고 가정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4회 더 내릴 것이란 의미다.
다만 한은이 연속적인 금리 조정을 꺼려한 다는 점에서 4회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남은 금통위가 5월, 7월, 8월, 10월, 11월 등 5회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연말 최종금리가 2%가 될 것이라는 아직은 많은 편이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관세와 무역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방 압력 확대 불가피해 성장률 하향 조정과 더불어 최종금리 눈높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5월 성장률 전망이 1.1% 내외면 연내 2%까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까지는 시일이 남았으나 그 전까지 관세 협상의 유의미한 진전이 있거나 기타 국가의 관세를 다시 유예해준다고 밝히지 않는 이상, 5월 전망 하향과 인하 반영은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수준은 연내 2.25%까지는 무리 없이 인하할 것이라고 반영된 상태로 2.0%까지 인하도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