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 킥스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자본 인정↓
삼성생명·화재 제외하면 대부분 기준 ‘미충족’
효율적인 자본확충 수단 ‘제한적’ 평가…시기 아쉽다 의견도
삼성생명·화재 제외하면 대부분 기준 ‘미충족’
효율적인 자본확충 수단 ‘제한적’ 평가…시기 아쉽다 의견도

기본자본 킥스가 도입하면 신종자본증권이 아닌 순이익 중심으로 자본관리를 해야 한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신종자본증권만큼 효율적인 자본 확충 수단은 제한적인 상황인데, 자칫 건전성만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 내에서 ‘기본자본 킥스’ 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현행 킥스에 대응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확대해 왔는데 제도 변경 예고에 자본관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재작년 킥스 시행 이후 지급여력비율 유지를 위해 자본성증권을 꾸준히 발행해왔다. 지난 2023년은 손해보험사 대비 생명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많았으나 작년부터는 손보사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생보사를 역전했다.
그러나 기본자본 중심으로 킥스 기준이 변경될 경우 보험업계 건전성 관리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제도 변경으로 인해 납입자본과 이익잉여금 등 기본자본만 놓고 손실흡수 가능성을 평가해야 하는데 순이익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사실상 다른 방도가 없다.
지난해 말 기준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경과조치 적용 후 기본자본 킥스는 △삼성화재 156% △메리츠화재 91.7% △DB손해보험 85.7% △KB손해보험 82.5% △현대해상 57.5%로 삼성화재를 빼곤 모두 100%를 밑돌았다.
생보사 중에서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만 유일하게 기준을 충족했다. 빅3 중에선 삼성생명이 146.2%로 가장 높았고, 교보생명도 110.6%를 충족했지만 한화생명 홀로 73.8%를 기록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100%는커녕 70% 충족도 버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별로는 △흥국화재(53.1%) △처브라이프생명(53.7%) △푸본현대생명(43.1%) △하나손해보험(42.7%) △KDB생명(24.8%) △iM라이프(12.5%) △롯데손해보험(-1.6%) △MG손해보험(-7.4%) 등 대부분 부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에 우려가 큰 분위기다. 이미 적정 수준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을 늘려 왔는데, 앞으로 자본 인정은커녕 이자만 낼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보험사들이 갚아야 할 신종자본증권 물량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회계제도 변화를 의식해 발행을 자제하더라도 차환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신규 발행하거나 다른 자본 확충 수단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건전성 확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늘었는데, 한창 발행이 많을 때 아무 언급이 없다가 이후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자본 확충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시기적으로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본 확충을) 빌려서 하지 말고 벌어서 하란 얘기”라면서 “순이익 규모 등을 늘려 자본을 확충하거나 유상증자 등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데 보험업 특성상 이를 통한 자본 확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