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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판 중처법 확산] 보험사 “官출신 영입·증거 확보”… 내부통제 '고삐'

보험사 등 2금융권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 확대
문제 발생 시 ‘대표이사’ 책임 묻는 경우 더 많아질 것
사고 발생 이후 반론 위한 서류 등 ‘증거 확보’ 필요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고위험 영역’ 집중 관리 중요
보험사들이 책무구조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들이 책무구조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보험회사 등 2금융권이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인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참여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는 정부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해 당국 간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만에 하나 실수로 인해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이전보다 빈번해질 수 있어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비용 부담과 문서 작업 부담만 늘어날 거란 관측도 나온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일찍부터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참여해 내부통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범 운영에 참여한 생·손보회사는 총 26개사다. 생보사 중에서 ABL생명과 AIA생명, IBK연금보험, iM라이프, KB라이프, KDB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16개사가 참여했다. 손보사 중에선 DB손보와 KB손보, NH농협손보, SGI서울보증보험,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한화손보, 현대해상, 흥국화재 등 10개사가 시범 운영에 나섰다.

앞으로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의 보험사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카드사 등 여신전문업체는 내년 7월까지, 저축은행을 포함한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2027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보험사에선 제도 도입에 대응해 작년 말부터 정부 출신 인사 영입을 서둘러왔다. 당국 간 소통을 강화해 제도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생명이 문재인 정부 출신인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신한라이프도 이호동 전 기획재정부 국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농협생명 역시 박재식 전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을 사외이사 자리에 앉혔다. 이 밖에 현대해상이 금융감독원 출신 도효정 변호사를, 한화손해보험은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내부통제와 관련한 새판을 짜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은 물론 서류 작업이 많아질 거로 보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운영을 위해 관련 컨설팅과 법률자문 등이 요구되므로 내부통제 유지를 위한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는 커진 상황”이라면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는 게 중요한 만큼, 사고 발생에 대비해 무엇이든 증거로 남겨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무구조도 도입과 연계해 각종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더 많아질 거란 우려도 있다. 책무구조도에 금융사 대표이사들의 책임이 명시되고, 이에 따라 내부통제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책임자가 대표이사가 되고 나머지 임원이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이전과 내부통제 무게가 달라졌다”면서 “예를 들면 인력이 없거나 시스템이 없어 일어난 사고의 경우 최종 관리자인 대표이사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책무구조도를 통해 임원들의 각자 영역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해 내부통제에 대한 임원의 관리 의무가 명확해졌다고 한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제한된 자원 내에서 고위험 영역을 집중 관리할 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딜로이트 측은 앞서 내놓은 전망을 통해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제재와 소비자 민원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고도화가 목표”라면서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총괄 역할을 강화하고,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각 판매 채널별 특성에 맞는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설정해 고객 신뢰를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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