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이후 신규 영업망 확충을 진두지휘해 오던 황병우 DGB금융 회장 겸 iM뱅크 은행장은 지난해 말 은행장 겸직이 1년 더 연장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전념한다.
이에 올해 추가로 수도권에 1~2개, 충정·전라권에 2~3개의 iM뱅크 신규 점포를 확보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해당 지역민과 스킨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DGB금융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iM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해소되는 올해부터 실적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정기 주총서 iM금융지주로 사명 변경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오는 26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DGB금융지주'에서 'iM금융지주'로 변경하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DGB금융은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대구·경북 지역의 지방은행이였던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승인하면서 기존 'DGB' 또는 '하이'를 사용하던 모든 계열사의 사명을 iM뱅크를 비롯해 iM증권, iM라이프생명보험, iM캐피탈, iM에셋자산운용 등 'iM'으로 통일했는데 금융지주사의 경우, 정관 변경이 필요해 기존 DGB 사명을 사용해 오다 이번에 변경에 나선 것이다.
DGB금융지주의 사명 변경이 완료되면 지역색이 강해 전국구 도약에 방해가 될 수 있는 DGB 사명은 그룹 내에서 자취를 감춘다. DGB의 경우 대구·경북을 뜻하는 영문 이니셜로 DGB금융은 지역색을 빼기 위해 DGB의 의미를 디지털 글로벌 뱅크(Digital Global Bank)로 재부여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 또 DGB를 한글로 읽었을 때 '디지비'라는 어감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올해 非대구·경북권 점포 3~5개 확보
DGB라는 지역색을 가진 명칭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서 전국구 금융그룹으로서의 도약도 본격화한다.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전국구 금융그룹을 표방한 DGB금융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대면 채널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았다.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로 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과거 만큼 크지 않은 탓에 무리한 신규 점포 확대 보다는 해당 지역과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속도 조절을 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전환 이후 대구·경북지역 밖에 첫 개설한 강원 원주지점은 영업점 내 모든 창구를 상담실로 운영하면서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하는 지역민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완성도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원주지점을 통해 강원지역에 대한 사회공헌도 강화했다. iM뱅크는 원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iM봉사단'을 창단해 임직원이 직접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매년 3회 이상 '행복드림데이', '블루윈드데이' 등 그룹 차원의 자발적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한다.
이에 지난해 12월 원주지점은 개점 5개월 만에 총여신 600억원을 달성했고 iM뱅크는 원주지점을 원주금융센터로 격상시켰다.
iM뱅크는 지난해 12월 서울 가산디지털금융센터, 화성 동탄금융센터 개점 등 수도권에 점포 2곳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수도권 1~2개, 충청·전라권 2~3개 점포를 낼 예정이다. 우선 올해 첫 신규 점포로는 다음달 중 서울 마곡에 수도권 3호 점포가 개설된다. 마곡은 LG, 롯데 등 대기업을 비롯해 200여개 기업이 모여 있는 만큼 기업중심의 영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열을 내고 있다. 황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5년은 그룹 비대면 경쟁력 강화의 원년으로 삼아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며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으로 과거에 생각하던 변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그룹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따라 iM뱅크는 최근 기업뱅킹 앱을 전면 새단장했다. 또 기업고객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를 위해 iM뱅크 거래 내역이 있던 법인고객들도 비대면으로 간편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증권가 "iM뱅크, 올해부터 실적 개선 전망"
다만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은 황 회장의 최대 숙제다.
황 회장은 지난달 8일 'CEO(최고경영자) 레터'를 통해 기대에 못미친 지난해 실적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황 회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반영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급증으로 실적이 뒷걸음질 친 만큼 PF 관련 부담이 해소되는 올해부터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증권가에서는 황 회장의 약속대로 iM증권의 PF부실이 해소되고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반영되는 올해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및 거점지역 중심의 효율적 성장으로 장기적 시너지 효과가 전망되고, 증권사 부동산 PF관련 대손충당금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도 기대됨에 따라 2025년 DGB금융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면서 "향후 수익개선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환원도 기대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DGB금융의 실적 부진은 증권 자회사(iM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며 "실적 정상화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해보이지만 개선여지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규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도 DGB금융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 허용치를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에 더 넉넉히 주기로 했는데 iM뱅크는 시중은행으로 정착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방은행이 받는 인센티브를 동등하게 부여하기로 했다.
은행 입장에선 연체율 상승을 방어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우량자산 확보가 중요한데 가계대출 중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은행의 최선호 우량자산으로 여겨진다.
실적 개선과 함께 내부통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DGB금융은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 역할 강화를 목적으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사외이사 인원을 총 7명에서 8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사외이사 수를 늘린 금융지주는 DGB금융이 유일하다. 지난해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사외이사 수는 평균 7~9명으로 글로벌 주요 은행 13~14명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외이사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